대규모 유상증자를 앞둔 현대자동차와 현대전자에 외국인 "사자"가 이어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권업계는 유상증자가 발표될 당시만 하더라도 대형 악재로 평가됐다는
점에서 외국인 매수세는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오는 8일을 신주배정기준일로 보통주 32%와
우선주 63%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현대자동차를 최근 4일째 순매수
하고 있다.

특히 이날에는 메릴린치 모건스탠리증권등 여러 외국계 증권사에서 한꺼번에
매수주문이 몰려 전날보다 무려 2천6백원(12.3%)나 상승했다.

우선주는 상한까지 올랐다.

외국인은 오는 13일을 신주배정기준일로 41%(증자규모 2조1천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현대전자도 4일째 매수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현대차와 현대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에 대해 우선 주가가
너무 저평가돼 있는데 따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두 회사의 주가는 지난 8-9월에는 4만원대까지 올랐었으나 그후 금융불안
및 대규모 유상증자 영향으로 최근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양사의 현재 주가는 유상증자라는 대형 악재가
이미 충분히 반영돼 있는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외국인 매수도 이같은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메릴린치증권은 현대자동차에 대해 유상증자로 주당가치가 희석화되더라도
현재 주가수준이 실적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점을 들어 조만간 투자의견을
매수(BUY)로 상향조정할 예정이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낙폭과대에 따른 외국인의 "순수한" 매수 뿐 아니라
현대그룹측의 주가관리용 매수세도 일부 따라 붙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유상증자 신주발행가격을 높여 증자로 끌어들이는 자금을 늘리기 위해
역외펀드등을 통해 주가를 어느정도 선에서 관리한다는 지적이다.

< 장진모 기자 j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