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인현동 상가건물 화재사고 희생자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인천
체육회관 강당은 1일 희생자들의 부모와 가족들의 오열로 눈물바다를 이뤘다.

반면 담당 관청에선 책임문제가 불거지면서 엉뚱하게 "소송" 후유증을
걱정하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 1일 오전 8시50분 화재사고로 9명의 학생이 숨진 인천여상에서는 수업을
시작하기전 교내방송을 통해 교내 추도식이 열렸다.

국어담당 한순성 선생님이 추도사를 읽어나가는 동안 학생들은 한사람씩
손으로 입을 가렸다.

"아름아, 상희야, 경미야...안녕, 다시 만날때 까지 잘 가거라"

친구들의 이름이 하나씩 울려퍼지자 눈물을 참으려 이를 깨물었던 학생들은
책상에 얼굴을 파묻었고 학교 전체는 울음바다가 됐다.

3학년5반에서는 숨진 김태연양의 단짝 이정미양이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 119 구조대에 의해 인하대 병원으로 실려갔다.

<>. 인천 중구청과 중부경찰서 중부소방서 직원들은 화재에 대한 문책과
사법처리는 물론 손해배상 소송에까지 휘말리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라이브II 호프집"이 관할 중구청에 의해 지난달 22일자로 업소 폐쇄명령을
받고도 불법영업을 강행하다 참사를 빚었기 때문이다.

이 호프집은 지난 3월 업소를 자진 폐쇄했으나 지난달 19일 몰래 영업을
하다 "유흥업소 관할지역 교체 지도점검"때 인천 서부경찰서에 의해
적발됐다.

중구청은 지난달 27일 이 호프집을 단속했으나 불법영업 사실을 잡아내지
못했다.

경찰도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오인신고"로 처리했다.

이 호프집에 가끔 들렀고 사고 당일에도 갔다가 간신히 화를 면했다는 C모
(16.인천 K고 1년)군은 "평소 이 집은 문을 안으로 잠근 채 영업했으며 10대
남녀 삐끼를 고용해 전문적으로 학생만을 끌어들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구청과 중부경찰서가 문제의 호프집을 제대로 단속하지
못했다는 책임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 희생자 유가족들은 인천시가 마련해준 합동분향소(2백평)가 너무
비좁다며 인천시의 무성의에 대해 거세게 항의했다.

유가족대책협의회는 이날 오전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아이들이 어둡고
비좁은 곳에서 숨도 못쉬고 숨져갔는데 분향소마저 이렇게 비좁으면 어떻게
하느냐"며 보다 넓은 시립체육관 내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7일까지 시립체육관에서 바자가
열리고 있다"며 "주최측인 한국노총 인천본부측에 자리 양보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해 어쩔 수 없이 체육회관 1층으로 장소를 옮기게 됐다"고 해명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