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내년 2월 정기총회때까지 후임 회장을 추대하지 않고
김각중 경방 회장 대행 체제로 전경련을 이끌어 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손병두 전경련 상근 부회장은 이날 호텔 롯데에서 후임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회장단 회의를 마친후 가진 기자 회견에서 "물망에 오른 재계 인사들이
모두 고사해 내년 정기총회때 회장을 뽑기로 했다"고 말했다.

손 부회장은 또 "4일로 예정된 임시총회를 열지 않고 내년 2월까지 회장단
중 최연장자인 김각중 경방 회장 대행체제로 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
했다.

이날 회의에는 손길승 SK 회장 등 전경련 회장단 및 고문단 16명이 참석
했다고 전경련측은 밝혔다.

이같이 전경련 회장 추대과정에서 막판 혼선을 빚게 된 것은 외압이 작용
한데 따른 것이어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고위 관료가 최근 전경련에 5대 그룹 오너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는 전경련이 후임 회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대행체제로 갈 경우 재계의
결집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손병두 부회장은 "정몽구 현대 회장은 구조조정에 전념하기 위해
당분간 전경련 회장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1일 전해 왔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전경련 회장단은 전경련 개혁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립키로
결정했다.

< 이익원 기자 ik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