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비자가 인터넷을 통해 기업으로부터 당한 피해 사례를 공개한
"반 기업 홈페이지"를 개설해 파문이 일고 있다.

최근 인터넷 확산으로 선진국에서 크게 일고 있는 "사이버 소비자 권익찾기"
운동이 국내에서도 등장한 셈이다.

서울 서초구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허인씨는 한국후지제록스로부터 당한
피해를 담은 인터넷홈페이지(http://antifuji.org)를 개설, 지난 28일
공개했다.

이 홈페이지에 따르면 허씨는 지난 98년 1월 4만4천원을 내고 후지제록스측
(대리점:코리아랜드)과 "제록스330ET" 모델 복사기 유지보수 관리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 회사는 복사기 소모품인 토너를 교체해 주며 5만2천원하는 제록스
순정품 토너값을 받아가면서도 2만원선에 불과한 다른 회사의 비정품을 넣어
부당이익을 취했다는 것.

허씨는 이러한 주장의 증거 자료로 그동안 교체된 비정품 토너 사진과 정품
토너비 구입대장을 홈페이지에 공개해 놓고 있다.

후지제록스는 이와함께 애프터 서비스를 하면서 16만원하는 드럼 한 품목
만을 교체해도 될 것을 28만6천원짜리 드럼유니트 전체를 교체, 자신에게
바가지를 씌웠다고 허씨는 지적했다.

허씨는 또 후지제록스가 복사기 드럼도 비정품을 납품했다고 이 홈페이지
에서 밝혔다.

이같은 비정품은 후지제록스 서비스센터에서 서비스를 받는 과정에서
드러났다고 허씨는 설명했다.

허씨는 "소비자를 우롱하는 기업에 대해 경종을 울리기 위해 홈페이지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한국후지제록스는 이에대해 "서울 국제전자빌딩에 있는 코리아랜드라는
자사 대리점이 비정품 사용을 금지한 계약을 위반하고 고객과 본사에 피해를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회사는 피해고객에겐 제조업체입장에서 고객보호차원의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해당 대리점에 대해선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해약과 소송제기 등
여러가지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2일 허씨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난 부문에 대해선 공식 사과하는
내용과 사건경위 등을 담아 이 홈페이지에 올렸다.

< 윤진식 기자 jsyo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