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워크아웃으로 인한 채권단 손실이 은행보다는 투신쪽에 집중되고 있다.

은행들은 대우 워크아웃으로 인한 손실폭이 채권액의 50% 미만으로 예상
되는 반면 투신사들은 손실폭이 70% 수준까지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별 예상손실폭에 이처럼 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대우 워크아웃
손실분담이 "무담보여신 비율에 따른 출자전환" 원칙에 따라 결정됐기 때문
이다.

담보채권은 이자율을 우대금리(프라임레이트, 연 9.5~10.5%) 수준으로
정하고 상환을 유예하는 수준에서 손실을 분담하는데 그치고 있다.

반면 무담보여신의 경우 상당액이 주식과 무이자 전환사채로 바뀌고 있다.

무담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매입을 통해 대우에 돈을 빌려준 투신사들이
큰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채권단 관계자는 "주식을 처분하거나 전환사채를 만기 이후에 되찾아 가는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재가격으로 환산한 가격은 출자전환금액의 10~20%에
불과할 것"이라며 "무담보채권 보유비율이 높은 제2금융권의 손실폭이 훨씬
큰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 금융권별 출자전환비율 =(주)대우의 경우 채권단은 부채 18조7천억원을
주식과 무이자전환사채로 바꿔 주기로 했다.

금융권별로는 은행들이 채권액(12조9천2백억원)의 56.7%를 출자전환하는
반면 투신사들은 채권액(8조3천7백99억원)의 77.3%를 주식과 채권으로
바꾸기로 했다.

투신사의 출자전환비율이 은행보다 18.4%포인트 높다.

채권단은 (주)대우 전환사채를 만기까지 보유하더라도 이자를 지급하지
않고 만기후에는 차환발행하도록 규정했다.

전환사채를 보유하고 있는 채권자들은 돈을 찾을 수가 없다.

주식으로 바꿀 경우 전체 물량이 19조원에 달해 액면가 이상 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통신의 경우 은행들은 채권액의 53.8%를 주식과 무이자 전환사채로
바꾸기로 했다.

반면 투신사들은 76.5%를 출자전환할 예정이다.

대우전자도 은행의 출자전환비율(23.7%)이 투신사(32.3%)보다 훨씬 낮다.

대우중공업과 대우자동차의 출자전환비율도 은행이 투신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채권단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 투신사와 증권사 손실분담 =대우채권을 수익증권에 편입한 투신사들은
증권사와 함께 손실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수익증권에 있는 대우채권중 주식과 전환사채로 바뀌는 금액의 80~90%정도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 등 금융당국은 대우채권 환매비율이 80%로 높아지는 11월10일
발생할 수 있는 환매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자금을 충분히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어 금융대란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투신사가 보유하고 있는 대우채권의 평균손실이 60~70%에 이를 경우
이를 감당하기가 어려운 회사들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증권을 판매할 당시의 수익분담 비율에 따라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증권사들은 올해 많은 이익을 냈기 때문에 충분히 분담할 수 있다는게 관계
당국의 전망이다.

그러나 손실폭이 커질 경우 손실분담안을 놓고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 은행의 손실분담 비율은 평균수준보다 낮아질듯 =대우 워크아웃 계열사
에 빌려준 금융기관부채 60조원중 절반이 넘는 32조원이 출자전환될 예정
이다.

그러나 은행 손실은 평균 출자전환 비율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담보채권과 워크아웃 이후의 신규 지원자금은 출자전환금액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형 시중은행들은 대우 계열사에 빌려준 여신규모가 2조~3조원에
달해 절대손실금액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중에는 한빛은행이 (주)대우에 1조3천5백억원을 출자전환하는 등
1조5천억원 이상 출자전환할 예정이다.

대우중공업과 대우자동차의 출자전환금액을 합칠 경우 제일은행과 외환은행
조흥은행 등도 1조원 이상 출자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 현승윤 기자 hyuns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