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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깊이읽기) '콤플렉스로 역사읽기'..사도세자등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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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를 빛낸 위대한 인물들.

    그들의 내면 깊숙히 자리잡은 콤플렉스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콤플렉스로 역사 읽기"(신용구 저, 뜨인돌, 8천5백원)는 한 시대를 풍미한
    역사의 주인공들을 파멸로 몰고간 콤플렉스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가 칼 융의 "무의식의 원형" 이론과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을 도구로 삼아 역사적 인물 16명을 살펴본다.

    떠난 여인을 그리워하는 "황조가"로 잘 알려진 유리왕.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그가 자신의 둘째아들 해명에게 자살을 강요한
    끔찍한 아버지였음을 알게된다.

    저자는 "효"라는 강박관념이 유리왕을 패륜으로 내몰았다고 분석한다.

    아버지 주몽에게 효도하지 못했던 자책감을 견디다 못해 자식을 죽여
    스스로를 벌했다는 것이다.

    유리왕의 비극은 그의 손자인 호동왕자에게로 이어진다.

    흔히 낙랑공주와의 광적인 로맨스로만 알려진 호동왕자는 실은 아버지의
    첫번째 부인을 범하려했다는 누명을 쓰자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10대 중반의 혈기왕성한 호동을 죽음으로 이끈 것은 바로 마조히즘이다.

    호동이 태자로 등극할 것을 경계한 큰어머니의 거짓 참소에 맞서 그가 택한
    것은 자살로서 상대에 대한 징벌을 표현하는 피학적인 행동이었던 것이다.

    뒤주에 갇혀 죽은 사도세자는 호동과는 반대의 경우인 사디즘의 희생자였다.

    평소에는 얌전하다가도 쉽게 흥분해 살인까지 서슴지 않았던 사도세자의
    가학성향은 아버지 영조로부터 오랫동안 쌓인 갈등이 폭발하면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동성애에 탐닉했던 고려 공민왕.

    저자에 따르면 그는 문란했던 아버지와 형들때문에 남성성을 혐오하며
    여성적인 성향으로 기울어버린 인물이었다.

    신라를 통일국가로 이끈 명장 김유신의 용맹함은 금관가야 출신의
    이방인으로 언제 권력의 핵심에서 쫓겨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나온
    것이다.

    이른바 거세불안이란 콤플렉스에 시달린 것이다.

    반면 고려왕조를 건립한 왕건은 건강한 무의식으로 덕을 본 경우다.

    피해망상과 정서불안에 시달리던 궁예는 유복한 가정에서 정신적 풍요로움속
    에 성장한 왕건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필자는 이 책이 "이 땅의 남자들에게 강요되고 있는 가부장적인 사회의
    폭력성을 논할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 박해영 기자 bon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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