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는 글로벌경쟁이 치열해진다.

그러나 기업경영의 기본은 변하지 않는다.

"좋은 물건"을 "싸게" 만들어 "빨리" "널리" 파는 것이다.

이는 기업의 영원한 과제다.

기업이 21세기에도 살아남기 위한 키워드이기도 하다.

미쓰비시중공업의 니시오카 다카시(63) 사장은 21세기 경영전략을 이같이
설명한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조선중기 분야에서는 일본의 최대기업.

도요타 소니 등과 더불어 제조업의 최우등생으로 통한다.

철저한 코스트다운으로 97년 3월기에 사상 최대인 1천9백26억엔의 경상이익
을 올렸다.

그러나 그후 겨우 3년도 안돼 상황이 급변했다.

2000년 3월기에는 적자전락의 위기를 맞고 있다.

전후 재벌해체로 3개사로 분할된후 다시 합병, 현재 회사로 출범한 지난
64년이후 처음이다.

이같은 위기를 타개할 해결사로 전격 발탁된 인물이 바로 니시오카 사장
이다.

그는 이 회사 창립 1백10여년만에 "비주류"로 통하는 항공기 사업쪽에서
처음으로 사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그만큼 사내외에서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는 어려운 것을 요구하는 사람이 아니다.

너무도 간단한 곳에서 해답을 찾는다.

그는 지난달말 도쿄증권거래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설계를 중심으로
기술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원점회귀"를 선언한 것이다.

경제원론과 같은 당위론을 펼치고 나왔다.

취임 5개월째를 맞은 니시오카 사장을 도쿄시내 중심가 마루노우치에 있는
미쓰비시중공업 본사에서 만났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kimks@dc4.so-net.ne.j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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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경영의 패러다임은 어떻게 변할 것으로 보는가.

"21세기에 들어가면 글로벌경쟁이 치열해진다.

가치관도 다양화된다.

이러한 환경변화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영의 스피드를 높여야 한다.

다이내믹한 조직운영도 필요하다.

인재육성 역시 빼놓을 수없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21세기에 대비한 바람직한 기업상은 어떤 것인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강한 기업"이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이라고 보나.

"미쓰비시에는 창업정신을 담은 사시가 있다.

사시에 있는 3가지 항목을 그대로 실천하기만 하면 강한 기업이 될 수 있다.

첫째는 고객제일주의다.

둘째는 성실과 인화로 공과 사를 분명히 해야 한다.

셋째는 세계적인 시야를 갖고 경영혁신과 기술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기업이 강하다고만 해서 모든 것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주주 고객 사원 지역사회 거래기업등으로 부터도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21세기 기업이 명심해야 할 키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기업경영의 기본은 "좋은 물건"을 "싸게" 생산해서 보다 "빨리" "넓은
지역에" 파는 것이다.

좋은 물건은 기술이 있어야 생산할 수 있다.

싸게 팔려면 코스트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빨리 팔기 위해서는 스피드경영이 불가피하다.

넓은 지역을 공략하려면 마케팅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제조업의 영원한 과제는 바로 이런 것들이다"

-최근 아시아경제가 급속도로 회복되면서 세계경기도 상승세를 타는 조짐
이다.

내년의 세계경제는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는가.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아시아 나라들의 경제 회복조짐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회복세는 앞으로도 순조롭게 이어질 것으로 본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견인차 역할은 계속할 것으로 본다.

유럽은 통화통합이후 금리인하 물가안정 등으로 내수가 늘어나고 있다.

다른지역의 경기회복에 힘입어 수출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때 세계경제는 회복되고 있다.

내년 경기는 기대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미국의 경기가 둔화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은 최근들어 주택투자 등이 줄어들고 있다.

실질소득의 증가도 크게 둔화되고 있다.

개인소비 역시 주춤해지고 있는 추세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들어 두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한 것이
경기를 다소 식히는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2000년의 미국경제는 3%대의 고성장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그러나 경기침체로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1세기에는 일본경제가 다시 일어설 것이라는 연구보고서와 저서들이
나오고 있다.

일본경제는 과연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GDP의 60%에 달하는 개인소비 부문의 경우 내구재 서비스 등에서 뚜렷한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비심리도 점차 개선되는 추세에 있다.

그러나 고용사정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다.

근로자들의 소득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

기업의 투자의욕 또한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과잉설비의 문제도 여전히 심각하다.

설비투자 역시 감소세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일본경제가 급속히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2000년 들어서도 상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가 여러가지 사회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우려된다.

연금 재정적자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종신고용 등 일본식 경영의 구조적 문제도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경제가 순조롭게 회복궤도에 들어가는 데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현 상황에서는 오히려 큰 기대를 걸지 않는게 바람직할 지도 모른다"

-일본의 제조업은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최근들어선 제조업에서도 실적 부진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수요자들이 기대하는 물건을 만들어 내면 된다.

신제품개발에서 다른나라를 앞서야 한다.

기술력 코스트경쟁력 경영스피드 마케팅력이 승부를 가늠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경쟁력의 원천은 결국 "사람"이다.

창조력과 도전정신을 가진 인재의 확보가 최대의 과제다"

-미쓰비시중공업도 실적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에는 사장이 경영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기자회견도 가졌다.

취임과 퇴임때를 제외하고 재임기간중에 사장이 회견을 한 것은 미쓰비시
로서는 처음이라고 들었다.

사장의 경영전략은 어떤 것인가.

"기술과 코스트 측면에서 고객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제품을 계속 공급
한다는 것이다.

기본 골격은 수익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제품별로 최적의 사업체제를 갖출수 있도록 조직을 개혁해 나갈 것이다.

성장하는 사업과 성장할수 있는 사업에 자원을 집중투입할 방침이다.

복합발전설비와 항공우주기기등이 그 대상이다.

개발 코스트다운등 경영측면에서 스피드를 최우선으로 삼는 경영을 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기업인수 합병(M&A)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자본의 거대화는 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보는가.

"경영자원을 유효하게 활용하고 사업을 재구축하기 위해서는 M&A가 효과적
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단순히 이익을 늘리기 위해 사업부문을 사고 팔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미쓰비시는 이같은 M&A는 하지 않는다.

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다른 회사와 협력 제휴를 맺을 수는
있다.

다만 쌍방에 메리트가 극대화될 수 있는 경우라면 합병도 선택 가능한
방안의 하나는 될 수 있다고 본다"

-한국의 구조개혁 작업이나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는가.

"한국경제가 통화위기로 부터 불과 1년반만에 확실한 회복기조에 들어갔다는
것은 놀랄만한 성과다.

한국 정부와 기업 국민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한국이 아시아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는 나라들이 적지 않다.

계속 구조조정과 경제회복의 고삐를 늦추지 않기를 바란다"

-한일관계를 보다 발전시켜 동아시아판 글로벌스탠더드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21세기의 바람직한 한일관계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

"통화위기를 계기로 한일양국간 관세및 조세장벽이 허물어졌다.

경제면에서도 이전에 비해 훨씬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문화면에서의 교류도 강화될 전망이다.

지금이 바로 새로운 한일관계를 정립할수 있는 최적의 시기로 본다.

대등한 파트너로서의 협력관계를 다져 나가야 할 때다"

-일본제조업 간판기업의 최고 사령탑에 올랐다.

경영인으로서의 목표는 무엇인가.

"공명정대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이다.

이는 창업주때부터 내려오는 우리 회사의 사시이기도 하다"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가.

"인생의 목표란 바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설정하는 것이다.

성실히 살아가는게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