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과 강운을 함께 타고난 경영자.

니시오카 사장을 일컫는 말이다.

그는 입사이래 항공기엔지니어로서 줄곧 좌절을 맛보았다.

일본의 첫 민간수송기 공동개발과 미쓰비시중공업의 비즈니스용 제트기
개발에 참여했다.

세일즈엔지니어로 10년 가까이 미국에 머물기도 했다.

이들 비행기는 설계 성능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채산을 맞출수 없었다.

결국 두 사업에서 손을 떼고 말았다.

그런데도 원동기출신들로 주류를 이뤄온 "원동기왕국" 미쓰비시중공업에서
항공기분야 출신으로 사장자리에 올랐다.

1백10여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원동기 부문이 해외공사로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유력사장 후보들이 탈락
했다.

그러나 항공기부문은 공동개발회사인 미국 보잉사의 증산으로 호조를
보였다.

방위비삭감에 따른 정부 수요감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정부수요에 의존해온 사업구조를 깨뜨리는 계기도 마련했다.

정부수요의존 체질의 개선은 미쓰비시의 최대과제로 그동안 지적돼 왔다.

덕택에 일본제조업의 간판인 미쓰비시중공업의 사장자리에 오르게 됐다.

"항공부문의 수익성개선에 온힘을 쏟았다. 사장후보라는 사실을 인식할
여유조차 없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방위비 삭감공동개발 등을 협의하기 위해 니시오카 사장을 수차례 협상
테이블에서 만났던 보잉사의 필립 콘딧트 회장은 "그는 항상 냉정하다.
리더로서 아주 유능한 인물"이라고 평가한다.

그의 최대과제는 항공기이외의 사업분야를 균형있게 성장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는 항공기와는 달리 원동기 조선 중기계 등은
이미 성숙단계에 들어가 있다.

그는 지난 6월30일 취임인사에서 "중점분야를 선택, 경영자원을 집중시키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금까지의 체제를 근본적으로 개혁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날마다 혁신을 이루고 있어 다시 경영을 개혁할 필요는 없다"(마스다
노부유키 회장)라고 해온 전임 사장들의 견해와는 차이가 있다.

최근들어 소니 도시바 등에서 파격적 인사로 발탁된 "비주류" 출신 사장들
이 과감한 개혁으로 경영혁신을 이루고 있다.

"기로에 서 있을때 항상 어려운 길을 선택해 왔다"는 니시오카 사장.

최초의 "비주류" 사장으로 위기에 몰린 미쓰비시중공업을 회생시킬수
있을지 주목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