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멕스 ''로렌조 잠브라노 회장''

로렌조 잠브라노(Lorenzo H.Zambrano.55) 회장은 승부사다.

과단성과 추진력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그는 창업자인 잠브라노 가문의 일원이었지만 최고경영자 자리를 그저 얻지
않았다.

탁월한 판단에 이은 거침없는 도전과 정열로 CEO에 올랐다.

그는 지난 68년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한 직후
시멕스 본사에서 3백50km나 떨어져있는 토레공장에 근무명령을 받았다.

당시 공장 상태는 형편없었다.

인근 지역에 시멘트를 팔아 근근히 먹고 사는 정도였다.

종업원들도 별로 의욕이 없었다.

그는 과감하게 구태를 깨는 작업에 착수했다.

첨단 기술을 도입하고 "클링커"로 불리는 새로운 형태의 시멘트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개혁이 시작되자 반발도 거셌다.

특히 당시 최고경영자는 "공장을 아예 연구소로 만들려고 하느냐"며
잠브라노를 질책했다.

그는 잠브라노 가문과 경영권을 다투던 2대주주의 일원이었다.

그러나 잠브라노는 조금도 움츠러들지 않고 "바로 맞추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공장이 망한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잠브라노는 지난 85년 41세의 나이로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도전했다.

경영권을 쥐고있던 2대 주주와의 한판 승부였다.

그는 주주들에게 규모의 경제를 제창하며 거대기업으로의 탈바꿈을 선언했다

그에 따른 세부적인 경영플랜들도 제시했다.

수성하는 측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지만 주주들은 잠브라노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는 약속을 지켰다.

지난 87년과 89년 멕시코내 두개의 시멘트 회사를 인수한데 이어 92년
스페인, 94년엔 미국 파나마 베네주엘라등에 잇따라 현지공장을 설립했다.

88년 6억1천만달러였던 매출은 작년에 43억1천만달러로 늘어났다.

불과 10년만에 7배로 덩치를 키운 셈이다.

그의 경영철학은 "이끌어라! 밀지말라(Pull, Don''T Push)"로 요약된다.

전 조직원이 자율적으로 경영혁신활동에 참여토록 하는 전략이었다.

벤치마킹은 후속전략이었다.

해외 공장중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한 곳을 선정, 다른 공장들이
벤치마킹하도록 했다.

각 공장들은 벤치마킹 대상 공장과 비교해 취약하거나 불합리한 부문을
자율적으로 개선해 경쟁력을 높였다.

< 조일훈 기자 ji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