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는 4일 "향후 물가상황을 결코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밝혔다.

향후 물가수준에 대한 한은 총재의 이같은 견해는 앞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되면 통화신용정책을 긴축기조로 바꿀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경기부양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작년 하반기부터 "저금리-통화
팽창" 정책을 펴왔다.

전철환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뒤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는
수입물가나 단위노동비용 등 비용요인들이 물가상승 요인으로 돌아설 가능성
이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어 "경기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경제내 여유공급능력이 축소되고 있다"
며 "이것이 시차를 두고 물가상승 압력을 높일 것으로 보여 향후 물가상황을
결코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 총재는 "실물경제와 자산가격 동향 등을 면밀히 관찰해 물가불안 및
경상수지 악화와 같은 불균형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경기의 지속적 상승에 따른 총수요 증대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가
재정적자를 축소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대우그룹 구조조정 및 투신사의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금융시장
의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이달중 통화정책은 콜금리를 현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유동성을 신축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단은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데 주력하겠다는게 한은의 입장인 것이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