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며 현대 우리나라 화단을 이끌어온 중진및
원로.작고작가 50명의 그림이 한자리에 모인다.

갤러리현대가 마련한 "한국미술 50년전".

6.25전쟁이 일어난 50년부터 20세기를 마감하는 99년까지 50년간 국내 대표
작가들이 그린 명작만을 모아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적 흐름을 한눈에 읽을수
있게 했다.

1, 2부로 나누어 진행되며 1부는 오는 10일부터 21일까지, 2부는 25일부터
12월5일까지 열린다.

1부에서는 주로 구상계열의 동양화와 서양화 80여점이 전시된다.

한국미술을 현대화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작가 26명의 작품들이다.

이 가운데 한국근대화의 5대가로 꼽히는 허백련 김은호 이상범 노수현
변관식 등의 작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

동양화의 1세대인 이들은 조선조 회화예술의 전통을 간직하면서도 고루한
형식을 타파, 새로운 작품세계를 확립한 작가들로 평가받고 있다.

전통적 인물화의 기법을 고수하면서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김은호의
"미인도"나 독자적 산수화를 개척한 노수현의 "용암" 등은 빼어난 작품성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고결한 문인화 정신을 지켜온 허백련의 "선면산수", 진경산수와 맥을
같이하며 사경산수의 새로운 경지를 연 이상범의 "여름날의 산가"와 변관식의
"금강산 단발령" 역시 주목받는 작품들이다.

또 대담한 묵법을 구사해 동양화의 형식적 굴레를 벗어난 김기창과 성재휴,
다양한 채색기법으로 동양화의 또다른 경지를 개척한 박생광과 천경자,
문인화의 정신을 현대화한 장우성의 작품들도 관심거리다.

서양화부문에는 고전적 형식미를 추구한 도상봉 김인승 이인성 오지호를
비롯, 새로운 양식을 개척한 장욱진 이중섭 박수근 최영림 윤중식 이대원
권옥연 변종하 문학진 박고석 김흥수등의 작품이 나온다.

이 가운데 이인성 오지호는 고전적 형식미에 인상파의 화풍을 적용하고
있다.

향토적 소재를 즐겨쓰는 장욱진과 이중섭의 그림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작품성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이중섭의 "황소"와 박수근의 "시장" 등 미공개작품들도 다수 쏟아져
나와 미술애호가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2부에서는 우리나라에 추상미술의 뿌리를 내린 24명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김환기 유영국 박서보 정창섭 하인두 이세득 이응노 박래현등 내로라하는
작가들의 주옥같은 작품들이 망라된다.

미술평론가 오광수씨는 "50년대는 일본의 잔재를 벗어나 우리 스스로를
가다듬은 시대다.

따라서 그 이후 50년간의 대표적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것은 우리현대미술을
되돌아볼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02)734-6111~3

< 윤기설 기자 upyk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