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사기업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기업으로부터 대거 떨어져 나온 기업들이 맹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분사기업 성공 요인은 "3S"를 꼽을수 있다.

"심플(Simple)"하고 "간소한(Slim)" 조직, "스피드(Speed)"가 바로
그것이다.

분사기업에선 조직관료화, 무사안일 관행, 인사적체와 의사결정 지연 등
대기업병을 찾아보기 어렵다.


<>성공적 윈-윈 모델 =브라운관 유리업체인 삼성코닝은 지난해 11월 3천명의
임직원중 3분의 1인 1천64명을 13개의 분사로 떼냈다.

1년이 지난 지금 이들 분사기업의 경영상태를 조사해보니 평균 매출이 55%
늘었으며 생산성은 50%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라믹 가공업체인 세현정밀의 경우 분사전보다 생산성이 무려 1백%
높아졌다.

설비보수업무 직원 1백69명이 분사한 ATEC사는 PCB(인쇄회로기판)제조설비
국산화에 성공해 매출이 50억원 더 늘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매출 목표는 당초계획보다 1백56% 많은 1백28억원.

이밖에 용해로 보수업체인 GTV는 말레이시아 법인을 설립, 현지에서
24만달러어치를 수주했으며 VTR 헤드드럼 핵심부품인 로터리 트랜스포머
임가공회사인 SCC는 월 생산량이 과거 평균 1백70만개에서 분사후 2백70만개
로 늘었다.

SCC는 로터리 트랜스포머 세계시장의 45%를 차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코닝은 "분사회사의 자립성장을 돕기위한 3개년 계획을 수립 실천한
결과 놀라운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모기업도 구조조정 효과를 거둬 일종의
윈-윈 게임"이라고 소개했다.


<>벤처기업으로 성공 =코스닥 등록을 위해 최근 공모주를 모집한 현대멀티캡
은 최고 2백75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현대멀티캡은 현대전자에서 분사한 PC 전문업체.

지난해 4월 분사후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저가 데스크탑 PC를 내놓았으며 국민PC 보급업체로 선정됐다.

올해 1천75억원의 매출에 37억원의 순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역시 현대전자로부터 독립, 최근 코스닥 등록을위한 공모주를 모집한
현대디지탈테크(HDT)는 국내 처음 가정용 가라오케 기기를 수출, 대만 미국
등지에서 50%가량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DVD(디지털비디오디스크)플레이어를 개발, 중국 진덴사와 공급계약을
협의중이다.

지난 상반기중 1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삼성SDS에서 분사한 네이버컴은 최근 벤처캐피탈인 한국기술투자로부터
1백억원의 자금을 끌어들였다.

한국기술투자는 웹문서와 멀티미디어 검색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컴
의 기술력이 앞서있어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네이버컴은 현대증권 등 7개기업과 인터넷 공동 커뮤너티 "마이비즈"를
구축키로 하는 등 사이버 세계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밖에 에스원에서 분사한 경호 전문업체 에스테크, 제일모직에서 떨어져
나간 하티스트패션센터(신사복제조), 한라중공업으로부터 독립해 TFT-LCD
(초박막 액정표시장치) 백라이트 사업을 시작한 스페이스 테크놀로지,
대우전자에서 분사한 특허검색서비스 전문 윕스와 전자악기업체 벨로체 등도
잘 나가는 분사기업으로 꼽힌다.


<>분사 현황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30대 그룹에서 독립한 분사기업수는
4백84개사(6월말현재).

이 가운데 5대그룹이 4백51개사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이 2백40개사로 가장 많으며 LG 80개, 현대 71개, 대우 37개, SK 23개
순이다.

모기업으로선 해당사업을 큰 무리없이 정리할수 있으며 임직원으로선 일할
기회를 얻는다는 점에서 일거양득의 효과를 갖는다.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스텝스의 박천웅 사장은 "분사기업은 고용안정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비전과 사업목표를 뚜렷히 하고 업종전문화를 추구할때
성공할수 있다"고 강조했다.

< 강현철 기자 hck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