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대말 국내 기성화단에 반기를 들며 새로운 미술이념인 앵포르멜(서정적
추상회화) 운동을 주도했던 하인두(1930~1989)씨.

세상을 떠난지 10년만에 그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하는 "하인두의 10주기전"이
12~28일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50년대 초기작품에서부터 80년대후반 "혼불" 시리즈까지 모두 1백여점이
출품된다.

그의 그림인생을 3단계로 나눠 1전시장은 50년대 초기작품인 수채화와
드로잉 중심으로 꾸며진다.

2전시장은 "만다라" 시리즈 등 불교적 색채가 짙은 작품들이 선보인다.

3전시장에는 그가 투병중 작업한 "혼불, 그빛의 회오리" 시리즈가 소개된다.

삶을 갈구하는 인간의 내면적 번뇌를 느끼게하는 화면들이다.

죽음의 순간까지 마지막 혼신을 다해 작업했던 그림들로 강렬한 색채를
내뿜고 있다.

화면은 차가운 빛깔이 주조를 이루지만 마치 죽음을 거부라도 하듯 생의
희열을 느끼게 하는 밝은 원색들로 동적인 영상을 그리고 있다.

죽음을 눈앞에 둔 한인간의 구원의 메시지처럼.

하씨는 50년대초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후 현대미술가협회 신작가협회 등의
창립멤버로 활동하며 한국화단에 현대미술의 장을 여는데 선봉역할을 해온
작가다.

87년 직장암을 선고 받은후 암과 투병하며 창작혼을 불태우다 89년
작고했다.

한편 미망인이자 화가인 류민자씨가 하씨의 생활과 작품활동을 글로 풀어낸
"회상-나의 스승 하인두"를 출판한다.

제자4백명은 그의 작품이미지를 차용한 대형걸개및 깃발그림 등을 제작,
전시장 외벽과 양평 고인묘소 가는 길에 전시할 예정이다.

< 윤기설 기자 upyk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