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전문가들이 올 추동시즌에 유행할 것이라고 예측한 트렌드중 하나인
에스닉(ethnic)이 날씨가 추워질수록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민속풍을 뜻하는 에스닉 트렌드는 차갑고 미래적인 사이버 패션과 상반된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인도풍의 장신구와 스페인 집시를 연상케 하는 프릴 달린 옷, 북유럽 바이킹
이 걸쳤을 법한 모피숄, 스코틀랜드 민속 체크 등 에스닉 트렌드를 표현하는
요소들은 어디선가 한번 본 듯한 정겹고 따뜻한 느낌을 연출한다.

또 민속의상 특유의 몸에 감고 두르는 래핑 룩은 쌀쌀한 바람을 막기에
적당하다.

이런 이유로 에스닉은 늦가을에 가장 적합한 트렌드로 꼽히고 있다.

특히 어깨나 상체에 두르는 케이프 망토 스톨 등 숄 종류는 에스닉풍을
연출하는 대표적 아이템이다.

그 어원들을 살펴보면 우선 케이프는 포르투갈어의 가파(capa)에서 유래된
용어로 어깨나 팔을 덮는 스타일의 방한의류를 가리킨다.

모자가 달렸느냐 아니냐에 따라 망토와 구별되기도 하지만 현재는 그 구분이
불분명해졌다.

망토는 케이프와 코트를 총칭하는 프랑스어다.

숄은 어깨덮개를 말한다.

정방형, 삼각형, 직사각형 등 형태가 다양하며 동양에서는 주로 추위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민족의상으로 전래돼 왔고 서양에서는 액세서리
개념으로 활용됐다.

케이플릿은 작은 케이프를 뜻하며 방한을 목적으로 하기보다 장식으로
어깨를 덮는 짧은 형태가 대부분이다.

판초는 남미의 민속의상에서 유래됐으며 모포 등 천의 중앙에 구멍을 뚫어
목을 내어 입도록 한 덧옷이다.

이번 겨울 케이프나 숄 판초의 소재는 굵은 실로 듬성듬성하게 짠 니트가
많이 이용되고 있다.

또 고급스러운 모피나 볼륨감 있는 패딩소재의 숄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이밖에 한쪽 끝에 털이 달린 여성스러운 숄이나 체크 프린트의 캐주얼한
스타일, 지브라 호피 등의 동물 프린트 등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소재와
패턴의 케이프가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스타일로는 인디언풍의 술이 달린 에스닉 분위기 판초가 가장 인기다.

또 팔의 움직임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변형을 가한 새로운 스타일들도 눈에 띈다.

얇은 이너웨어 위에 입는 소매가 있는 숄, 팔을 꺼내 입을 수 있도록 절개선
을 넣은 판초, 니트나 코트에 장식을 목적으로 어깨만 살짝 덮는 케이플릿
등이 그 예다.

술이 달린 인디언풍 판초는 빈티지 진이나 경쾌한 9부바지에 잘 어울린다.

청바지에 숄을 매치하고 싶을 때는 치렁치렁한 숄보다 심플한 라인의 짧은
길이가 어울린다.

패턴이 없는 밝은 색상이면 더욱 좋다.

9부길이의 바지에는 허리 아래까지 내려오는 숄이 바지라인을 강조해
세련돼 보인다.

커다란 모직 숄은 키가 큰 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다.

롱스커트에 부츠를 신고 숄을 두르면 멋진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체크무늬 숄을 두를 경우 하의나 양말은 체크무늬중 하나와 색깔을 맞춰
통일감을 줘야 산만하지 않다.

또 단순한 디자인의 모직 망토는 정장 위에, 방울술과 모자가 달린 귀여운
망토는 A라인 스커트에 걸치면 분위기가 살아난다.

숄을 두르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살짝 어깨 위에 걸쳐주면 자연스러운 실루엣이 생기지만 활동하기에 불편한
점도 있다.

이럴 때는 어깨부분에서 모아 주름을 많이 잡은 뒤 이너웨어와 함께 핀으로
고정해 주면 움직임도 부담스럽지 않고 아방가르드풍으로 세련되게 코디할
수 있다.

때로는 넓은 숄을 반으로 접어 가슴이나 어깨 한쪽에서 모은 뒤 핀으로
고정해 주면 성숙한 이미지 연출이 가능하다.

< 설현정 기자 so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