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기술자" 이근안 전경감이 11년간의 수배기간 대부분을 자택에서
은신하면서 39권의 각종 책을 저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의 도피행적을 수사해온 서울지검 강력부(문효남 부장검사)는 4일
이같은 내용의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씨는 지난 88년 12월 수배된 이후 강남의 공무원 임대아파트 등에서
지내다 지난 90년 7월 용두동 자택으로 잠입한 뒤 소일거리로 성경 어학
침술 등을 집중 연구하며 책을 썼다.

이씨는 "감성서" "지상낙원" "수지침연구" "비디오카메라 사용서론" 등
5개 분야의 개인 연구서와 학습서등 39권을 저술했다.

분야별로는 일본어 영어 등 외국어 분야가 19권으로 가장 많고 성경관련
14권, 침술 4권, 비디오와 컴퓨터 관련 학습서가 각 1권씩이다.

이씨는 특히 성경 해설서인 감성서 저술에 5년간 매달리면서 성경을 5차례나
숙독한 끝에 바인더 5권 분량을 저술, 가족에게 시켜 1천8백여쪽 1~3권의
제본까지 마쳤다.

이씨는 그러나 "소년기의 6.25동란"이란 수기 작성에 돌입했던 지난 96~97년
당뇨와 허리디스크 등 지병이 악화되자 저술활동을 거의 중단했으며 이때문에
지난해 자수를 결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양운 서울지검 3차장 검사는 "그동안 이씨의 행적을 조사한 결과 중국 등
해외도피 흔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씨가 도피기간중 동료 경찰관들의 비호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씨와 부인 등 가족, 친지 명의의 10여개 계좌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계좌추적에 나섰다.

< 고기완 기자 dadad@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