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청약제도의 잦은 변경으로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혹시 내가 가진 청약통장이 쓸모가 없어진게 아닌가 하며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청약통장은 아직도 효용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청약제도 변경은 부동산 경기를 부추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IMF체제 이후 크게 위축된 부동산 경기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아파트 청약에 대한 각종 규제를 풀어버린 것이다.

물론 청약제도 자체를 없애자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부동산경기가 좋아져 청약통장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의
혜택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올 12월부터는 청약제도가 또 달라진다.

지금까지는 만 20세 이상인 가구주만 청약통장에 가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음달부터는 청약예금 청약부금은 만 20세 이상 거주자면 가구주가
아니더라도 국적에 관계없이 누구든지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청약저축은 지금과 같이 만 20세 이상 무주택 가구주만 들 수 있다.

이제까지는 국민주택에 한해서 5년간 재당첨 제한을 적용했으나 이것도 모두
없어진다.

이와함께 청약통장은 주택은행에서만 가입할 수 있었지만 내년부터는
시중은행에서도 취급하게 된다.

이같은 청약제도 변경은 아파트 수요층의 상당수를 분양시장으로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청약예금.부금의 가입자격 확대로 주택청약관련 가입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총가구수는 1천3백90만가구이며 20세 이상인 사람은 3천2백19만명
에 달한다.

자격이 확대되면 청약통장 가입자는 지금의 거의 2배가 될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따라서 현재 청약통장에 가입할 자격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신규가입자가
대거 등장할 12월 이전에 들어두는 게 낫다.

조금이라도 경쟁이 덜 치열할 때 주택청약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첨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이미 1순위를 취득한 사람들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가입자격이 확대되더라도 이들이 1순위를 취득하기까지는 최소한 2년이
지나야 하기 때문이다.

이 기간안에 내집마련 1급지역으로 꼽히는 잠실 반포 도곡 암사 화곡지구 등
저밀도 지구의 재개발아파트와 마포 상암지구 등이 분양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