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워크아웃 대상 기업들이 일제히 자산매각 일정의 재조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들 기업들은 금융기관과 맺은 이행계약서(MOU)에
따라 대부분 올 연말과 내년을 기한으로 자산을 매각하도록 되어 있으나
조건이 맞지 않아 헐값에 자산을 넘길 판이라며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들은 일정을 늦춰주거나 사업을 재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우방의 경우 장부가격이 1천2백50여억원의 우방랜드를 올 연말까지
매각해야 하지만 원매자가 나서지 않는다며 채권단에 매각계획 수정을
요청키로 했다.

우방측은 "일부 외국인이 매입의사를 밝히고 있으나 제시하는 가격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데다 최근 들어서는 사업 수익도 늘고 있는 상황"
이라고 연기 요청 배경을 설명했다.

화성산업도 내년까지 장부가 5백50억원의 동아백화점 포항점을 매각키로
했으나 마땅한 원매자가 나서지 않자 공사를 완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화성산업은 동아백화점 포항점의 공정이 60%선을 넘어선 상태여서
백화점으로 준공한 후 영업을 하거나 매각을 하는 것이 기업회생에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채권단을 설득하고 있다.

대백은 공정 40%선에서 공사를 중단한채 토지공사에 공시지가의 70%만
받고 판매한 시지할인점부지의 재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대백은 이를 위해 증자와 사재 출연 등 부채상환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적극 추진중이다.

워크아웃 기업들의 이같은 요구는 최근 경기 회복으로 인해 매각 대상의
사업성이 커지고 있는데다 자산가격도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때문이라고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채권단측은 이러한 업계의 요청에 대해 현실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올 연말로 예정된 워크아웃 이행계약서
재조정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