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 동충하초에서 에이즈(AIDS)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하는 물질 2종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처음으로 추출됐다.

농촌진흥청 잠사곤충부 조세연 박사팀과 한동대학교 생의약연구소 송성규
교수팀은 3년간의 연구끝에 누에 동충하초 품종중 하나인 J300에서 항 에이즈
바이러스 물질(특수 유기화합물)을 추출하는데 성공했다고 9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인간의 세포를 증식시킨 면역세포에 에이즈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뒤 누에 동충하초 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세포의 생존율이 뚜렷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J300에서 추출한 물질을 쥐에 투여해 본 결과 독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판명돼 에이즈 치료제 개발에 앞서 에이즈 치료를 위한 보조
의약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농진청은 이번에 추출한 에이즈 저항성 물질을 연내에 특허출원하는 한편
내년부터 대학병원 등과 공동으로 임상실험에 들어갈 계획이다.

조세연 박사는 "전세계적으로 생약 성분의 에이즈 치료제는 아직 개발된
적이 없는 만큼 이번에 J300 동충하초에서 추출한 신물질이 에이즈 치료제로
본격 개발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에이즈 치료제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14개의 약품이
나와 있으나 뚜렷한 생명연장 효과가 없고 구토나 설사, 뇌 기능저하 등
부작용이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강창동 기자 cdk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