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종 사장 약력 ]

<> 45년 서울 출생
<> 서울사대 부고, 고려대 경영학과 졸
<> 체이스맨해튼은행 매니저
<> 체이스맨해튼투자금융 전무
<> 한국프르덴셜생명보험 대표
<> 동아증권 대표
<> 현 비자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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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화폐의 기능을 과대평가만 해서는 안 됩니다. 과잉투자도 위험하고요"

세계 신용카드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비자코리아의 김영종 사장.

"비자캐시"로 전자화폐 분야에서도 한발 앞서가고 있는 비자코리아의
최고경영자인 그가 이런 신중한 의견을 제시한다.

"전자화폐가 제기능을 발휘하려면 기반 산업이 한층 무르익어야 합니다.
엄청난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지요. 먼저 충분한 사업성 검토가 이뤄져야
합니다"

김 사장은 단기간에 모든 지불수단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해결사로 전자
화폐를 맹신해서는 곤란하다고 말한다.

전자화폐는 신용거래 기능을 갖고 있지 않아 고액거래엔 사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소액거래에 사용하면 수수료도 역시 작아 경제성이 낮을 수 밖에 없다는 것.

"물론 비자캐시는 1백억원의 통화가치도 담아낼 수 있죠. 하지만 분실하면
어떻게 될까요. 신용카드와 달리 그대로 그 돈을 잃게 됩니다. 이런 위험
때문에 전자화폐는 소액거래에 촛점을 맞추지요"

그는 새로운 전자금융시대의 열풍을 타고 무작정 전자화폐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고 말한다.

많은 벤처기업들이 사업성도 검토하지 않고 전자화폐 사업을 준비하고 있어
파장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대단한 수익사업이라면서 너도나도 시작했던 시티폰사업이 실패해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을 보지 않았습니까. 전자화폐 사업도 이런 전철을
밝지 않으려면 치밀한 사전준비가 있어야 합니다"

김 사장은 전자화폐가 널리 쓰이기 위해선 전국 어느 곳에서나 쓸 수 있는
통용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한다.

또 그는 전자화폐를 쓰는 사용자나 받아주는 가맹점 모두 추가로 수수료를
내야하므로 초기 보급엔 더욱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전자화폐 정착을 위해선 민간기업의 각개전투식 투자보다 국가적 차원에서
통합되고 일관된 사업추진이 필요합니다. 결국 정부 정책과 함께 진행돼야
하지요"

아울러 보안을 위해 전자화폐의 발행액을 추적하고 감사할 수 있는 장치가
꼭 마련돼야 한다고.

그는 전자화폐의 유통이 국가결제기구를 통해야 하며 호환성을 위해
궁극적으론 전세계의 단일 기준에 맞는 전자화폐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전자화폐가 정착되면 10원짜리 같은 동전의 발행비용을 줄이고 인터넷
상거래에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등 큰 효과가 있지요. 어쨌든 신기술을
상용화할 땐 냉정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그는 너무 비관적인 이야기만 늘어놓은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 서욱진 기자 ventur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