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이 공부를 하지 않는데는 3대 핑계가 있다.

"시간이 없어서"가 첫째이고 그 다음이 "돈이 없어서"다.

"배울 곳이 마땅치 않아서"도 공부를 하지않는 핑계중 하나다.

그러나 앞으로 3대 핑계중 적어도 "돈이 없어서"와 "배울 곳이 마땅치
않아서"는 통하지 않게 됐다.

교육부가 새로 제정한 평생교육법이 내년 3월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평생교육법은 샐러리맨처럼 늘 시간에 쫓기지만 새로운 사회변화를 재빨리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제정된 법이다.

공부를 하려는 의지를 가진 직장인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전문가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구체적으로는 학습휴가제, 사내대학, 원격대학(사이버대학) 활성화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 법이 시행되는 시기는 내년 3월이지만 지금부터 차분하게 마음을 다잡고
준비해 나가야 한다.

<> 학습휴가제 =직장인과 공무원이 통상적인 여름휴가외에 학원에서 컴퓨터
나 외국어 등을 공부하기 위해 유급 또는 무급 휴가를 낼 수 있는 제도다.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일반화되어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직장인들이 근무시간 가운데 보통 연 1백50~1백80시간을
직장에서 학습비를 보조받거나 자신이 비용을 부담해 컴퓨터 외국어 등을
배우고 있다.

다만 교육부는 갑자기 이 제도를 도입할 경우 기업들에 큰 부담을 줄
우려가 있어 당장 제도시행을 의무화하지는 않되 직원복지 차원에서 도입을
적극 권장키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습휴가제는 비록 강제는 아니지만 "유급 또는 무급휴가
를 실시하거나 학습비를 지원할 수 있다"는 조항을 명시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이 제도를 도입하는 직장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사내대학 =이 법에서 가장 두드러진 부분이 사내대학의 활성화다.

그동안 사내대학 졸업자에게는 자격증 시험에서 몇가지 혜택을 주기는
했지만 정식 학위는 주어지지 않았다.

평생교육법이 시행되면 일정 요건을 갖춘 사내대학을 졸업하면 일반대학이나
전문대학을 졸업한 것과 똑같은 학위가 주어진다.

단 석사학위는 상당한 전문교육이 필요한 만큼 사내대학 졸업만으로 딸
수는 없다.

사내대학의 학위가 인정되면 기존 사내대학이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 대기업
에서 직원들의 재교육을 위해 새로 사내대학을 설립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내대학은 전문대학과정 2개교, 대학과정 8개교, 대학원과정 8개교
등 18개교에서 모두 1천7백여명이 강의를 듣고 있다.

<> 원격대학 =교육방법이 인터넷이기 때문에 사이버대학이라고도 불린다.

사이버대학의 설립근거가 평생교육법을 통해 정식으로 마련된 셈이다.

원격대학은 이미 서울대 등 일부 대학에서 시범적으로 실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원격대학은 직장인들에게 최상의 교육프로그램으로 통한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제약이 없고 비용 또한 매우 저렴하기 때문이다.

직장내 학습은 물론이고 재택학습도 가능해진다.

원격대학에서는 전문대 및 대학졸업 학력과 학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

다만 학업의 질이나 출석, 시험 등 일부 기술적인 문제가 남아 있어 정식
사이버대학이 설립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기타 =학점은행제를 확대한 교육구좌제가 함께 실시된다.

수강뿐만 아니라 저서, 연구실적, 자격증 등 개인의 누적된 학습실적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제도다.

이 실적은 학위를 받기 위한 학점계산에 이용된다.

또 문하생 학력인정제도가 도입돼 도자기, 국악 등 인간문화재로부터 일정한
교육을 받은 사람은 정규교육을 받지 않아도 그에 상응하는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 김광현 기자 kk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