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투자신탁 한국투자신탁 등 대형 투신사들은 대우채권 원리금의 80%가
보장돼 공사채형 수익증권 환매가 우려되는 10일부터 환매규모 축소를 위한
갖가지 전략을 펼친다.

대부분 투신사들이 환매를 요구하는 고객들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는
있지만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여러가지 방안을 마련, 이날부터 시행할 계획
이다.

대한투자신탁은 이미 70여명의 본사 직원을 전국의 각 영업점에 파견하고
투자자들의 상담에 적극 대처할 준비를 마쳤다.

김종환 대한투신 사장을 포함한 여러 임직원들이 가두캠페인을 통해 고객들
의 자금을 하이일드 펀드 등 대체상품으로 유도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본사에서 영업점에 지원하는 자금도 이날만은 오전에 집중적으로 투입한다.

평상시에는 하루 세번에 나눠 지급해 왔다.

허연훈 대한투신 영업추진팀장은 "이미 10월 중순부터 각 영업점별로 관리
고객들과의 접촉을 통해 환매의사를 타진한 상태"라며 "이제부터는 환매된
자금을 대체상품에 붙들어매는 작업에 치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도 비슷한 전략을 가지고 환매에 대비한다.

40여명의 본사직원도 파견한 상태다.

환매문제를 상담하러 객장을 찾는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10일부터는 영업점
개장시간을 조금 앞당기고 폐장시간도 늦출 계획이다.

공사채형 수익증권의 판매를 담당했던 증권사들은 양 투신사에 비해 상대적
으로 느긋한 모습이다.

위탁판매를 의뢰한 운용사들이 환매에 대비한 자금을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고 환매를 요청하는 자금도 그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반면 대우채 편입비율이 낮은 운용사에 대한 환매규모가 그렇지 않은 곳에
비해 오히려 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문정석 삼성증권 투자신탁팀장은 "대우채 편입비율이 높은 펀드에 가입한
고객은 80%선에서 환매를 할 경우 감내해야 하는 손실규모가 커 95%가 지급
되는 시점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볼 때 대우채
원리금의 80%를 찾으려는 요구는 대우채 편입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투신사
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수익증권 환매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수익증권환매
특별상황실"을 설치, 이날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강병호 금감원 부원장이 총반장을 맡는 특별상황실은 수익증권환매대책반과
유동성지원 대책반으로 구성됐다.

금감원 자산운용감독국장이 이끄는 수익증권대책반은 투신사 수익증권
환매 동향점검과 대응, 증권.투신사의 자금동향을 점검한다.

은행감독1국장이 반장인 유동성지원 대책반은 증권사및 투신사 유동성
지원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수익증권환매 특별상황실에 은행감독국이 포함된 것은 유사시
에 은행으로 하여금 넉넉히 유동성공급을 하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
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특별상황실을 중심으로 매일매일 환매규모와 유동성상황 등을
파악, 적기에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특히 대형 투신사및 투신운용사와 핫라인을 개설, 창구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채비를 갖췄다.

금감원은 실무시스템에서 감당할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관계장관및
차관회의를 수시로 소집, 유동성 위기및 금융대란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다단계 계획도 마련해 두고 있다.

< 안재석 기자 yago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