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코스닥 시장을 보는 시각은 뚜렷이 양분되어 있는
것같다.

경영실적도 변변찮은 부실 주식을 대상으로 투기적 머니게임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 우선 그 하나다.

심지어 화의에 들어간 기업의 주가가 폭등하고 매출액보다 싯가총액이
수십배에 이르는 주식도 많은 것이 이를 반증한다는 주장이다.

나스닥의 주가가 오른다고 해서 코스닥도 덩달아 상승세를 보이지만 인텔등
굴지의 첨단기업들이 포진한 나스닥은 이제 창설초기인 코스닥과는 근본적으
로 다르다는 점도 지적사항이다.

등록기준이 모호해 옥석구분이 안되고 비정상적으로 높은 가격변동성도
위험천만이라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물론 옹호론도 만만치 않다.

이제 막 성장기에 접어든 시장인 만큼 다소의 과열과 버블논쟁은 자연스런
일이며 지난 71년에 창설된 나스닥시장도 초기에는 매우 혼란스런 모습이었다
는 것이 주장의 골자다.

마이크로소프트만 하더라도 소규모 벤처기업에 불과했고 미국의 내로라하는
분석가들조차 나스닥의 성장 전망에 대해 부정적이었다는 점도 이들은
덧붙인다.

대립하는 이들 두 입장이 모두 나름대로의 설득력은 있다고 본다.

코스닥의 일천한 역사에 비기면 하루 거래대금이 1조원을 넘고 싯가총액이
올들어서만도 5배나 불어난 것은 분명 과도한 것이 사실이고 개인투자자
비중이 95%까지 치솟고 있는 점도 불안감을 주고 있다.

주가조작 의혹이 끊임 없이 제기되고 일부 대주주의 무분별한 주식매각도
비판의 여지가 없지 않다.

더욱이 일부 증권사들이 조작성 풍문으로 투자자들의 투기를 부추긴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코스닥 시장이 적어도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언제까지
나 활황세를 계속할 수는 없다고 하겠다.

그렇다고 해서 코스닥시장의 존재가치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판단일 것이다.

이미 많은 벤처기업들이 코스닥이 창출해내는 거대한 자산가치를 기반으로
활기찬 영업활동을 전개해가는 중이고 이 시장이 아니고는 부족한 벤처자금을
회전시키는 길도 딱히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코스닥시장에서 드러나고 있는 숱한 부작용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서둘러 제도적 정비를 해나가는 일이라 하겠다.

등록요건을 강화하고 주가조작 세력을 엄단하는 것과 함께 기업정보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도 증권시장으로서는 반드시 갖춰야할 인프라이다.

당국은 당장의 활황도 좋지만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라도 코스닥시장의
구조와 제도 전반에 대해 깊이있는 재점검을 해주길 바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