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들이 대우 실사결과에 몸살을 앓고 있다.

대우계열사의 외부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들은 책임추궁을 당할까 전전긍긍
하고 있는 등 회계법인 전체가 금융감독위원회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회계법인들의 이모저모를 알아본다.

<>.IMF(국제통화기금)이후 대표적인 인기직종으로 상한가를 쳤던 회계사들
은 이번 대우자산실사 결과로 이미지가 크게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회계사는 "업무량은 많은데다 이처럼 책임추궁까지 당하게 되니 보람이
없다"며 "후배들에게 회계사를 지원하지 말라고 말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회계사는 "회계사들의 업무는 기업외부감사뿐만 아니라 컨설팅이나
기업인수합병 법인세무 등 갖가지 분야가 있다"며 "이번 사태가 전체
회계사들의 명예를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 "회계법인에만 책임을 씌우지 말고 정부나 금융당국 채권단도 문제가
없었는지 곰곰히 살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내 5대 회계법인들과 업무제휴를 맺었던 외국회계법인들도 이번
사태로 자신들의 명성에 금이갈까봐 조심하는 눈치.

외국계 회계법인 관계자는 "한국 회계법인측이 가져온 실사서류를 결재하기
전에 꼼꼼히 살펴본다"며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을 경우에는
아예 사인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부실에 대한 공동 책임을 지기 싫다는 뜻이다.

아예 일부 회계법인에서는 외국회계법인에서 파견 나온 직원들이 본사로
돌아가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외국법인 관계자들이 업무절차의 투명성에 불만을 품고
본사로 가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회계법인들은 이번 자산실사결과로 앞으로 국내 회계법인시장이 크게
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우계열사를 주로 맡았던 회계법인측의 시장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에대해 일부 회계법인은 "이번에 실사를 맡은 법인들이 지나치게 보수적
인 기준을 적용해 기존 회계법인들의 외부감사보고서를 부실한 것처럼 오해
하게 했다"며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
하기도.

한편 기존에 대우 감사를 맡은 회계팀들은 이번 자산실사결과에서 지적된
문제점을 하나하나 반박하는 내부자료를 만들어 관계자들에게 직접 해명
하기도 했다.

< 김준현 기자 kimj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