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는 계급전쟁을 위한 군수산업이다. 학생은 일선 병사, 가정은
병참기지, 학교는 병영으로 전락했다. 지금의 대학은 지성의 산실도 학문의
상아탑도 아니다. 차라리 해체해야 한다"

현직 교수가 대학교육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대학이 망해야 나라가 산다"(바다출판사, 8천원)의 저자 김동훈(40.국민대
법대) 교수.

그는 개혁 무풍지대인 대학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국가의 미래가
없다고 단언한다.

투입되는 에너지에 비해 생산성이 형편없는데다 졸업생을 불량품으로
내보내고 연구기관으로서의 학문적 성과도 보잘 것 없다는 것이다.

그는 대학을 사회변혁의 훼방꾼에 비유한다.

낡은 시스템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거두고 "청춘의 수용소" 역할만 하는 단순
소비집단.

학연과 신분사회의 악습을 고착시키고 그 이데올로기를 확대재생산하는
기지.

졸업장이라는 신분증서를 독점적으로 발행하면서 학생과 학부모를 볼모로
잡고 있는 현실도 꼬집었다.

그는 한번 전임이 되면 신분을 보장받는 교수사회의 폐해를 지적하며 학생도
놀고 교수도 노는 비생산적 치외법권지대가 대학이라고 질타했다.

재벌의 선단식 경영과 대마불사 신화를 흉내내며 지방마다 백화점식 분교를
세우고 덩치를 키우는 대학, 국공립대학의 관료주의와 사립대학의 족벌체제도
청산대상으로 지적했다.

그는 대학의 시스템을 순수 기능집단으로 세분화하자고 주장한다.

"대학평준화론"을 넘어 기능 단위의 발전적 해체를 단행하자는 것이다.

그는 1학년 때 배우는 일반교양과목을 폐지하고 이를 고교과정으로
내려보내야 하며 특수 기능교육 위주의 예체능분야는 별도 전문학교로 독립
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수도 여러 분야로 특성화해 전문대학원 교수, 연구소장 또는 책임연구원,
전문교양과정 강사 등으로 나누자고 제안한다.

< 고두현 기자 kd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