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 ''아성''에 도전장 낸 독일 BOL ]


1999년 10월.

유럽 최대의 미디어 그룹인 독일 베르텔즈만(Bertelsmann)의 온라인 서적
판매사업부 BOL은 영국 독일 네덜란드에서 대대적인 마케팅 캠페인을 실시
했다.

BOL의 최대 경쟁사는 말할 것도 없이 유럽에 먼저 진출한 아마존(Amazon).

양 대륙을 대표하는 두 회사의 싸움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유럽의
인터넷 소매업시장은 판도변화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미국회사들은 대체로 인터넷을 잘 아는 대신 유럽을 잘 모르고, 유럽회사들
은 유럽대륙을 이해하지만 인터넷 기술에서는 뒤진다.

독일 영국 프랑스에서는 여러 회사들이 인터넷 서적판매업에 뛰어들고 있어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95년에 사업을 시작한 세계 최대의 온라인 서적소매상 아마존은 이미
4년동안 많은 마케팅 노하우를 쌓아왔다.

반면에 미국 시애틀에 본부가 있는 BOL은 상대적으로 해외시장에는 어둡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지난 1835년 찬송가집을 발간하는 조그만 출판사로 출범한 베르텔즈만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적출판의 울타리를 넘어 잡지 신문 텔레비전 등의
분야로 사업범위를 넓혔으며, 해외에도 활발히 진출했다.

또한 이 회사는 98년 초 랜덤 하우스(Random House)를 인수함으로써 세계
최대의 영어서적 출판사가 되었으며, 3천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베르텔즈만의 유명한 서적 및 음악클럽은 이 회사의 큰 자산이자 자랑거리다.

이같은 사실에 비추어 볼때 베르텔즈만은 책과 유럽에 대해서는 어느 회사
보다 경쟁력을 갖고있다고 볼 수 있다.

아마존은 속도가 중시되는 인터넷으로 사업을 시작했음에도 불구, 유럽에서
는 천천히 그리고 매우 조심스럽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아마존은 기존의 온라인 서적소매상을 인수하는 형태로 영국과 독일에
진출하였으며, 두 나라에서 모두 점진적으로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아주 다양한 품목을 온라인으로 판매함으로써 사업
범위를 넓히는 전략을 미국에서 쓰고 있는데 아직 독일과 영국에서는 이
전략을 채택하고 있지 않다.

또 이 두 나라 외의 다른 유럽국가에도 진출하지 않고 있다.

베르텔즈만이 온라인서적판매업에 비교적 늦게 들어간 까닭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 이 회사는 인터넷사업으로 말미암아 서적클럽을 통한 판매가 줄어들
것을 걱정했다.

둘째 인터넷사업은 그 성격상 여러 사업부가 서로 긴밀히 협조해야 하는
분야인데, 각 사업부의 독립성이 매우 강한 베르텔즈만에서는 회사 전체의
자원을 총동원하여 외부의 위협에 대응하는 분위기가 약했다.

그러나 99년에 들어서서 BOL은 이제 적극적으로 유럽 여러 나라에 진출하고
있으며 일본 한국 중국 등의 동아시아 시장도 노리고 있다.

또한 BOL은 서적클럽이나 출판업을 비롯한 베르텔즈만의 다른 사업으로부터
각종 도움을 받고 있다.

물론 선발기업 아마존을 따라잡으려고 성급하게 사업을 벌이고 있는 BOL이
단기간에 아마존의 아성을 무너뜨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아마존과 BOL간 싸움의 성패가 판가름나려면 최소 2~3년 정도는 기다려야할
것으로 보인다.

< 유필화 성균관대 경영학부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