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코퍼레이트 유니버시티 창설 열풍 ]

최근 미국에서 코퍼레이트 유니버시티(Corporate University) 창설 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에서도 LG인화원 등이 코퍼레이트 유니버시티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의 GE, GM, 모토로라와 같은 다국적 기업도 오래전부터 실시하고 있다.

유럽은 유럽경영개발협회(EFMD)가 중심이 되어 에릭슨, 쉘, 루프트한자, ABB
등 35개 기업들이 참여한 가운데 "Corporate University Learning Group"을
설립했다.

미국내 코퍼레이트 유니버시티 설립건수도 최근 몇년동안 엄청난 증가율을
보였다.

10년전 4백여개에 불과하던 것이 최근들어 포천지에 올라있는 5백대기업과
유망 벤쳐기업을 포함해 약 1천6백개 정도로 늘어났다.

이처럼 기업들이 앞다퉈 코퍼레이트 유니버시티를 설립하고 있는 이유는
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이끌어갈 중간관리자들, 특히 기업내 핵심능력을
보유한 전문가들에게 이론과 실무를 겸한 훌륭한 학습환경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기업구조조정이나 기업합병과 같은 환경변화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일관된 기업문화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반면 사내교육 기회가 증가함에 따라 기업들은 점차 외부위탁교육을
줄여나갈 수 있다.

그동안 명확한 비전이나 목적없이 단순히 몇몇 단기훈련 프로그램들을
조합해 운영하던 내부교육프로그램 포트폴리오 형태에서 점차 벗어나 각
모듈들을 논리적으로 배치해 교육생들에게 점진적인 학습효과를 제공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 형태를 바꾸어가고 있다.

물론 이러한 교육프로그램 포트폴리오에서 흡족한 성과를 거둔 중간관리자들
에게는 보다 많은 교육기회를 부여하게 됐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교육생들은 단순한 학습기회를 갖는 것 이상의 공식
학위취득을 요청하고 있다.

이에 각 기업들은 스톡옵션이나 인센티브제도의 대상이 아닌 하급관리자나
각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직무공헌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각 대학들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이같은 요청을 받아들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기업 입장에서 대학에 다음과 같은 두가지 안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전통적으로 학교에서 운영되던 강의들중 일부강의는 반드시 기업실무에
밝은 기업경영진들이 담당해야 한다.

한 예로 GE의 General Electric Crotonville program에서는 GE의 최고경영자
인 잭웰치가 전략과목을 가르치고 있으며 다른 GE의 경영자들 또한 강의를
맡도록 하고 있다.

둘째 각 기업들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러한 사.학협력기회를 통해
여러가지 변화를 시도하는 학교만을 대상으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대체로 기업소유의 대학을 설립하면서까지 학위를 수여하고자 하는 기업은
별로없다.

물론 아더 디 리틀과 같이 자체대학을 설립한 경우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기업들은 기존의 학교와 협력관계를 맺어 교육생들에게 학위를 수여한다.

기업과 대학간의 협력관계를 구축하는데 있어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들
기업과 대학간의 협력이 실제로는 미국의 톱 대학들과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기업들은 톱 대학을 선택하기보다는 오히려 융통성과 유연성을 지니고
동시에 기업이 필요로하는 여러 요구사항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학교들과
협력하는 편이 훨씬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AT&T School of Business and Technology 와 피닉스대와의
협력관계를 들 수 있는데 이 학교는 97년 당시만해도 40억달러 이상의 매출과
4억달러의 순수익을 올린 학교로 알려져 있다.

기업과의 협력관계를 체결한 대학들은 이제 프로그램운영을 위해 기업들에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한다.

즉 기업내부에서 기존에 진행하고 있던 교육프로그램 포트폴리오에서 몇가지
모듈을 선정해 이를 평가한 다음 여기에 학위를 부여할만한 틀을 형성하도록
한다.

다음 단계로 기업들이 이러한 포트폴리오상에서 간과하고 있거나
학위프로그램으로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몇가지 모듈을 추가함으로서
전체적인 학위프로그램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

이제 비즈니스스쿨들도 그들의 전략을 재조명해야하고 운영면에 있어서도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해야할 때다.

< 베이코 야스켈라이넨 전 헬싱키대 총장 / 국제경영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