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총리가 내년 1월 하순께 총리직을 사퇴하고 자민련 명예총재로
복귀한다.

김 총리는 11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한국참전단체 총연합회 대표들과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내년 정월 하순께 당으로 돌아가 당을 수습하고
선거준비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그동안 내년초 또는 1월께 당으로 복귀하겠다고 말해왔으나
구체적으로 "정월 하순"이라고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 총리가 이처럼 당 복귀 시한을 못박은 데는 내각제 개헌 연기와
국민회의와의 합당설 이후 흔들리고 있는 당을 바로잡기 위한 수순으로
분석된다.

특히 자민련 김용환 전수석부총재의 신당 창당 행보로 자칫 내년 4월
총선전에 자민련이 깨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거취를 좀 더 명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총리가 지난 10일 한 지방지와의 인터뷰에서 당으로 복귀하면 명예
총재를 맡겠다고 언급한 점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김 총리는 이날 또 부산과 수원에서 잇따라 장외집회를 가진 한나라당을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김 총리는 "요즘 야당이 물고 덤비고 해서 걱정"이라며 "오늘날의 비평만
하는 정치인들은 오히려 국민들에게 부담만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총리는 이어 "야당은 여당이 어려울때 도와주는게 본연의 자세가
아니냐"며 "갈릴레오가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도 지동설을 주장해듯이
야당이 아무리 떠들어도 대한민국은 앞으로 걸어간다"고 강조했다.

< 한은구 기자 toha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