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은 11일 "재정 건전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을 의원입법으로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 처리키로 했다.

당정은 그러나 이 법안의 시행기간 및 추경예산안 편성요건 등 세부적인
내용에서는 이견을 보여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국민회의 임채정, 자민련 차수명 정책위의장과
강봉균 재경, 진념 기획예산처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당정회의를 열어
특별법 제정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당정은 "재정적자와 국가 채무 규모가 아직까지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
있지만 초기 단계에서 철저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적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특별법을 제정키로 했다.

그러나 "오는 2004년에 균형재정을 맞출 수 있어 이 법을 5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자"는 정부측 제안과 관련,당측은 기간을 더 연장하거나 줄이자는
의견을 제시해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또 추경예산을 실업상황 악화,대규모 자연재해,심각한 대내외 여건변화
등 예외적 경우에 한해 편성하자는 정부측 제안도 논란을 일으켰다.

미래 상황에 대한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추경 편성 요건을 더 완화하자는
주장이 당측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추경 편성 요건을 규정하기 보다는 본예산의 일정 규모 이상
추경을 편성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이 효율적인 재정 관리를 위해 더
타당하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이와 함께 세계잉여금을 재정적자 축소에 사용토록 의무화한 규정과 관련,
예산을 확대해 경기부양을 유도하면 성장률이 높아져 재정이 건전화될 수도
있는 만큼 잉여금 용도를 지나치게 제한하지 말자는 주장도 나왔다.

이밖에 지방자치단체에 재정적자 축소 목표를 설정토록 한 것에 대해서도
자치단체의 상황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적용하는데 무리가
따른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따라 당정은 실무접촉을 통해 개정안을 신중히 재검토한 뒤 회의를
다시 갖기로 했다.

< 김남국 기자 nk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