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면톱] 기업 자금운용 초단기화..금리 '장고단저'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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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불안으로 장기금리와 단기금리간 격차가 벌어지면서 기업의 자금
조달 패턴이 초단기로 바뀌고 있다.
하루짜리 콜금리는 연 4%대에 머물고 있는 반면 3개월 이상 금리는 10%
안팎에 이를 정도로 장고단저 현상이 심해진 탓이다.
연 5%대의 초저금리 자금을 끌어다 쓰려는 기업들과 금융시장 불안에
대비하기 위해 자금을 단기로 운용하는 금융기관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자금시장이 급속히 초단기 위주로 바뀌고 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우량한 기업들이 최근들어 하루에서
1주일 단위의 초단기 자금을 끌어다 쓰고 있다.
금리가 연 5~5.5%대로 매우 낮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LG화학 LG상사 제일제당 등 신용도가 높은 기업들이
1주일 미만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하고 있다.
외환은행 신탁부 관계자는 "3개월 이상 자금을 쓰려면 연 7~9%대의 이자를
물어야 하는데 1주일 미만의 경우 5% 수준이면 충분히 구할 수 있다"며
"예전에는 중장기 자금을 끌어다 쓸 수 없을 정도로 신용도가 낮았던 기업들
이 초단기 자금을 주로 썼는데 최근에는 우량기업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기관들도 3개월 이상 중장기보다는 초단기로 자금을 빌려 주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투신권 환매사태 발생가능성 등 금융시장의 혼란우려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금융기관들은 한국은행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콜금리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고 있지만 멀지않아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불종합금융 유경찬 이사는 "15일 미만의 초단기금리는 연 4%대인 하루짜리
콜금리를 기준으로 정하고 있으나 한달 이상 자금을 빌려줄 때에는 연 8~9%
의 이자를 적용하고 있다"며 "상당수 금융기관들이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해 초단기 자금운용에 치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기관들은 현재 시중자금이 풍부해 별 문제가 없지만 3개월 이상 낮은
금리로 빌려 주기는 부담스럽다는 얘기다.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2백% 미만으로 낮추라는 정부의 방침도 기업들의
단기자금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연말에 부채를 일시 상환해 부채비율을 낮추려 기업들은 한달 이하의
단기자금을 주로 쓰고 있다.
나라종금 유재복 상무는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2백% 미만으로 낮춰야 하는
기업들중 상당수가 단기자금을 빌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요즘 15일
이상이면 중장기자금이 될 만큼 자금시장이 단기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기관들은 재무구조개선 약정에 따라 부채규모를 줄여야 하는 기업들이
올해말까지 단기자금 사용을 계속 늘려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단기자금 비중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금융시장이 작은 충격에도
불안해지는 취약한 구조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은행의 관계자는 "부채비율 2백% 시한인 연말이 지나고 Y2K 문제가
해결되면 기업들이 내년초 일제히 장기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들이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의 장기자금 비중을
어느 정도 높이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현승윤 기자 hyuns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2일자 ).
조달 패턴이 초단기로 바뀌고 있다.
하루짜리 콜금리는 연 4%대에 머물고 있는 반면 3개월 이상 금리는 10%
안팎에 이를 정도로 장고단저 현상이 심해진 탓이다.
연 5%대의 초저금리 자금을 끌어다 쓰려는 기업들과 금융시장 불안에
대비하기 위해 자금을 단기로 운용하는 금융기관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자금시장이 급속히 초단기 위주로 바뀌고 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우량한 기업들이 최근들어 하루에서
1주일 단위의 초단기 자금을 끌어다 쓰고 있다.
금리가 연 5~5.5%대로 매우 낮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LG화학 LG상사 제일제당 등 신용도가 높은 기업들이
1주일 미만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하고 있다.
외환은행 신탁부 관계자는 "3개월 이상 자금을 쓰려면 연 7~9%대의 이자를
물어야 하는데 1주일 미만의 경우 5% 수준이면 충분히 구할 수 있다"며
"예전에는 중장기 자금을 끌어다 쓸 수 없을 정도로 신용도가 낮았던 기업들
이 초단기 자금을 주로 썼는데 최근에는 우량기업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기관들도 3개월 이상 중장기보다는 초단기로 자금을 빌려 주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투신권 환매사태 발생가능성 등 금융시장의 혼란우려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금융기관들은 한국은행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콜금리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고 있지만 멀지않아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불종합금융 유경찬 이사는 "15일 미만의 초단기금리는 연 4%대인 하루짜리
콜금리를 기준으로 정하고 있으나 한달 이상 자금을 빌려줄 때에는 연 8~9%
의 이자를 적용하고 있다"며 "상당수 금융기관들이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해 초단기 자금운용에 치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기관들은 현재 시중자금이 풍부해 별 문제가 없지만 3개월 이상 낮은
금리로 빌려 주기는 부담스럽다는 얘기다.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2백% 미만으로 낮추라는 정부의 방침도 기업들의
단기자금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연말에 부채를 일시 상환해 부채비율을 낮추려 기업들은 한달 이하의
단기자금을 주로 쓰고 있다.
나라종금 유재복 상무는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2백% 미만으로 낮춰야 하는
기업들중 상당수가 단기자금을 빌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요즘 15일
이상이면 중장기자금이 될 만큼 자금시장이 단기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기관들은 재무구조개선 약정에 따라 부채규모를 줄여야 하는 기업들이
올해말까지 단기자금 사용을 계속 늘려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단기자금 비중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금융시장이 작은 충격에도
불안해지는 취약한 구조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은행의 관계자는 "부채비율 2백% 시한인 연말이 지나고 Y2K 문제가
해결되면 기업들이 내년초 일제히 장기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들이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의 장기자금 비중을
어느 정도 높이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현승윤 기자 hyuns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