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발표한 한진그룹의 탈세사건에 외화밀반출 혐의가 포함돼 있는
등 자금세탁(Money Laundering)은 이제 남의 나라얘기만은 아니다.

특히 외환위기를 겪은 아시아국가들이 세계적인 자금세탁의 천국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 관계자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은 말할 것도 없고 수사당국이나 금융업 종사자들에게조차
자금세탁의 메커니즘은 생소하기만 할 뿐이다.

관세청 차장을 지내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자문위원과 세종대 교수를
겸하고 있는 이강연씨가 오는 20일께 "자금세탁"이라는 책을 출간할 예정
이다.

이 책은 자금세탁의 대표적 수법, 미국과 한국의 자금세탁 관련법규 등을
소개하고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와 금융기관의 대처방안 등을 제시
하고 있다.

이 교수는 책에서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금융기관, 특히
창구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의심스러운 고객 및 거래 유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이 교수는 "외환규제가 풀리고 컴퓨터와 통신기술의 발달로 자금세탁의
수법이 날로 고도화되고 있다"며 "부정부패나 마약밀매 등으로 인한 불법
자금의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한국도 자금세탁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전문가를 길러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 범죄조직의 자금세탁처로 악용될 경우 금융시장의 불안정 요인
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일반인이 그 실상보다 심각한 범죄로 받아
들이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자금세탁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는 미국에서 오래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직에 있는 실무자는 물론 자금세탁 과정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일반 독자들을 위해 책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 박민하 기자 hahah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