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11일 열린 회장단 회의에서 대기업 부채비율정책을
완화해줄 것을 요청키로 했다.

김각중 전경련 회장 대행은 "대기업은 주채권은행과 맺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하지만 정부측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에 대한 이해를
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경련 회장단은 전경련 사무국이 부채비율과 관련한 어려움을 정리해
조만간 정부에 건의토록 했다.

<> 부채비율 탄력적용 건의 =재계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되 현실적인 어려움을 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전경련 회장단은 이날 부채비율 2백% 축소정책의 바람직한 것이지만 무리한
추진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하는 만큼 적절한 개선안을 마련해 정부에
건의키로 의견을 모았다.

무리하게 자산매각을 서둘 경우 기업가치를 떨어뜨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선 정부가 부채비율정책을 탄력적으로
적용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전경련 사무국은 부채비율 정책과 관련, 대략 3가지 대안을 마련해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첫번째 안은 현행 부채비율 산정기준을 유지하되 시한을 1년정도 연장해
주는 것이다.

두번째 안은 기준을 유지하되 해당 기업이 주채권은행과 현실적인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다시 맺도록 하자는 것이다.

마지막 안은 당초 계획대로 올해말까지로 기한을 정하되 기준을 수정하자는
것이다.

김석중 전경련 상무는 "유통 건설 조선 항공 해운 등의 업종은 2백% 대상
에서 제외하고 자산재평가 시점에 관계없이 자산재평가를 인정해줄 것을
건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가기준의 자본금 계산 및 상환기간에 대한 가중치 부여 등 보완책을
건의안에 담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전경련 발전위원회 구성 =회장단은 개혁특위 대신 발전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김각중 회장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점진적으로 변하기 위해 위원회 명칭을
발전위원회로 정했다"고 말했다.

발전위원회 위원장은 김각중 전경련 회장 대행이 맡기로 했다.

위원회는 20여명의 실무위원과 10명의 자문위원으로 구성해 이달말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게 된다.

발전위원회는 5대그룹 및 오너에 편중된 운영을 해왔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전경련의 실질적인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방침이다.

발전위원회는 전경련의 조직 및 운영체계 전반에 대한 개혁 작업을 벌이게
된다.

특히 전경련 산하의 20개 위원회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전경련 사무국은 외국 경제단체의 운영현황 분석에 착수했다.

발전위원회는 재계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방안도 찾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 방안에는 전경련 회장단 구성변화 및 이사회 활동강화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유한수 전경련 부회장은 "논리적이고 일관성있은 정책대안을 제시할 수
재계 본산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자성하는 재계 =회장단은 이번 회장단 회의를 계기로 정부와 대립하고
있다는 인식을 불식시키는데 힘쓸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직접 맞서기 보다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개혁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데 재계가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각중 회장대행은 이날 회장대행 취임에 즈음한 인사문을 통해 "그동안
대기업 비판에 대해 원인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해 보고 이를 겸허히
받아들여 실천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동료 후배기업인에 당부했다.

< 이익원 기자 ik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