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스프리 인터내셔널의 김희정 실장.

서울 가락시장 상인들은 김 실장에게 "키위 아가씨"란 별명을 붙여 주었다.

오늘도 시장통을 돌며 친근하게 말을 건네는 김 실장의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제스프리는 세계 키위시장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뉴질랜드 유통업체.

이 회사의 한국 사무소 직원은 김 실장을 포함해 단 두명이다.

대부분 업무는 아웃소싱으로 해결한다.

사실상 김 실장이 한국내 모든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한국지사의 웬만한 의사결정을 다 하고 있지요. 한국에서는 상사가
없으니까요.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크답니다"

김 실장은 호주 머독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이후 거손과 코래드 등에서 홍보전문 매니저로 경력을 쌓았다.

엑스포 같은 굵직한 행사를 맡기도 했다고.

지난 96년 적극적이고 시원시원한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제스프리 인터내셔널
로 스카우트됐다.

그가 제스프리에 와서 제일 먼저 시작한 일은 전국의 시장을 돌아다니는
것.

키위의 판매동향을 분석하고 신선도를 체크하기 위해서였다.

"일이 힘든 과일 도매시장에서는 남자 상인들이 대부분이지요. 그래서
처음에는 말을 걸기도 힘든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2~3년 하다 보니
이젠 무척 익숙해졌어요"

이밖에도 그가 하는 일은 다양하다.

뉴질랜드에서 한국까지의 선박 스케줄과 통관 절차를 챙겨야 한다.

또 키위를 홍보하는 일도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일이다.

"한국에선 이미지나 색깔이 밝아서 젊은 사람들이 키위를 좋아하죠. 하지만
유럽이나 일본에선 오히려 나이 든 분들이 건강식으로 즐겨 찾는 편입니다"

그는 키위 홍보를 위해 각종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한국 과일시장의 상인들과 함께 하는 뉴질랜드 키위농장 견학도 그 한가지.

앞선 재배법 등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

또 키위 세미나와 각종 시식회도 열 계획이다.

"힘들 때도 있지만 제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어서 만족해요. 무척
행복한 직장 생활이라고 생각합니다"

(02)418-9934

< 서욱진 기자 ventur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