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기업 구조조정의 바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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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밍고 카발로 < 전 아르헨티나 경제장관 >
20세기 후반들어 "작은 것이 미덕"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특히 경제분야에서는 금과옥조로 여겨지고 있다.
이 말은 기업을 표적으로 하고 있다.
공룡 같은 대기업보다는 덩치가 작은 중소기업이 더 낫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 때문에 각국 정부는 작지만 경쟁력있는 기업이 되도록 기업구조조정
프로그램에 많은 돈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작은 것이 미덕"이라는 이 믿음은 터무니없이 잘못된 것이다.
물론 덩치가 작은 기업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덩치를 줄여야 모든 게 잘 된다"는 그 믿음이 잘못된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구조조정은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기업규모의 대소와는 무관하다.
그런데도 각국 정부는 엉터리 정책을 추진하느라 국민들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전세계를 휩쓸었던 시장경제로의 개혁과정에서 자유경쟁이라
는 자본주의 이념을 확산시키기 위해 각국은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등으로 덩치가 큰 다국적 기업들은 종종 정부의
지원과 관심권에서 벗어났다.
반면 중소기업들은 자유로운 경쟁을 바탕으로 한 "경제적 민주주의"에
부합하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이런 정서가 바로 구조조정과정에서도 작은 것이 좋다는 믿음으로 발전된
것이다.
산업조직과 관련한 대부분 경제논문들은 기업의 규모가 고용이나 성장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그 대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성장을 자극하는 것은 "신설 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게 공통된 결론이다.
물론 역동적인 경제일수록 새로 생겨나는 기업들이 많다.
신생 기업들은 수명이 받드시 길지 않더라도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정부정책은 기업이 구조조정 등을 통해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돕기
보다는 새로운 기업이 많이 생겨나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미국의 창업자수가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많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 엔터프레너십 모니터에 따르면 미국은 인구 1백명당
창업자수가 8.4명으로 독일(4.1명) 영국(3.3명) 일본(1.6명)에 비해 배이상
많다.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는 다음과 같은 일을 해야한다.
첫째 창업을 위한 각종 금전적 지원은 물론 행정적인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기업을 세우기 위해서는 까다롭고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게다가 신설기업들이 금융기관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이 때문에 각국 정부가 보조금 지원등의 방식으로 창업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금지원도 결국 규제의 성격을 띠기는 마찬가지다.
둘째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해 창업 의욕을 북돋워야 한다.
미국의 벤처캐피털이 활발한 창업의 밑거름이 되고 있는 것은 좋은 사례다.
미국식 모델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소액주주의 권한을 최대한 보장해주고
있는 점이다.
이런 보호장치가 없다면 어떤 벤처캐피털도 신설기업에 돈을 대려 하지
않을 것이다.
또 창업자들도 인수합병(M&A)으로 기업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지분을
유지하려고 애쓸 것이다.
결국 소액주주권한이 보장되지 않으면 자본시장은 신설기업의 자금조달
창구 구실을 하기가 어렵다.
셋째 현재 신설기업을 지원하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국영기업을 통한
보조금 지원 형식의 신용대출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이같은 지원방식은 실망스런 결과를 낳기 일쑤다.
정부는 금융시장을 발전시켜 신설기업들이 은행대출뿐 아니라 증시등
직접금융시장에서 다양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넷째 컨설팅 기술이전 마케팅등 경영 관련 서비스업체들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
중소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연구개발(R&D)이나 마케팅을 할만큼 금전적으로
여유가 많지 않다.
따라서 경영지원업체를 활성화해 중소업체들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줘야
한다.
이와관련, 대부분 국가에서는 공공기관을 통한 형식적인 지원에 그치고
있다.
최근 각국에서 추진되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도 이같은 4가지 사항에 역점을
두고 추진돼야 한다.
특히 기업규모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효율성 여부와는 상관없이 자금을
지원받는 방식의 구조조정이 이뤄져서는 안된다.
기업구조 조정의 초점은 창업 장려에 맞춰져야 한다.
< 정리=박영태 기자 pyt@ked.co.kr >
-----------------------------------------------------------------------
<>이 글은 지난해 중남미국가들의 달러라이제이션(자국통화를 버리고 미국
달러를 법정통화로 사용하는 것)을 주창,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도밍고 카발로 전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의 포브스(미 경영전문지) 기고문을
정리한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2일자 ).
20세기 후반들어 "작은 것이 미덕"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특히 경제분야에서는 금과옥조로 여겨지고 있다.
이 말은 기업을 표적으로 하고 있다.
공룡 같은 대기업보다는 덩치가 작은 중소기업이 더 낫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 때문에 각국 정부는 작지만 경쟁력있는 기업이 되도록 기업구조조정
프로그램에 많은 돈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작은 것이 미덕"이라는 이 믿음은 터무니없이 잘못된 것이다.
물론 덩치가 작은 기업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덩치를 줄여야 모든 게 잘 된다"는 그 믿음이 잘못된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구조조정은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기업규모의 대소와는 무관하다.
그런데도 각국 정부는 엉터리 정책을 추진하느라 국민들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전세계를 휩쓸었던 시장경제로의 개혁과정에서 자유경쟁이라
는 자본주의 이념을 확산시키기 위해 각국은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등으로 덩치가 큰 다국적 기업들은 종종 정부의
지원과 관심권에서 벗어났다.
반면 중소기업들은 자유로운 경쟁을 바탕으로 한 "경제적 민주주의"에
부합하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이런 정서가 바로 구조조정과정에서도 작은 것이 좋다는 믿음으로 발전된
것이다.
산업조직과 관련한 대부분 경제논문들은 기업의 규모가 고용이나 성장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그 대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성장을 자극하는 것은 "신설 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게 공통된 결론이다.
물론 역동적인 경제일수록 새로 생겨나는 기업들이 많다.
신생 기업들은 수명이 받드시 길지 않더라도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정부정책은 기업이 구조조정 등을 통해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돕기
보다는 새로운 기업이 많이 생겨나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미국의 창업자수가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많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 엔터프레너십 모니터에 따르면 미국은 인구 1백명당
창업자수가 8.4명으로 독일(4.1명) 영국(3.3명) 일본(1.6명)에 비해 배이상
많다.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는 다음과 같은 일을 해야한다.
첫째 창업을 위한 각종 금전적 지원은 물론 행정적인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기업을 세우기 위해서는 까다롭고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게다가 신설기업들이 금융기관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이 때문에 각국 정부가 보조금 지원등의 방식으로 창업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금지원도 결국 규제의 성격을 띠기는 마찬가지다.
둘째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해 창업 의욕을 북돋워야 한다.
미국의 벤처캐피털이 활발한 창업의 밑거름이 되고 있는 것은 좋은 사례다.
미국식 모델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소액주주의 권한을 최대한 보장해주고
있는 점이다.
이런 보호장치가 없다면 어떤 벤처캐피털도 신설기업에 돈을 대려 하지
않을 것이다.
또 창업자들도 인수합병(M&A)으로 기업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지분을
유지하려고 애쓸 것이다.
결국 소액주주권한이 보장되지 않으면 자본시장은 신설기업의 자금조달
창구 구실을 하기가 어렵다.
셋째 현재 신설기업을 지원하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국영기업을 통한
보조금 지원 형식의 신용대출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이같은 지원방식은 실망스런 결과를 낳기 일쑤다.
정부는 금융시장을 발전시켜 신설기업들이 은행대출뿐 아니라 증시등
직접금융시장에서 다양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넷째 컨설팅 기술이전 마케팅등 경영 관련 서비스업체들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
중소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연구개발(R&D)이나 마케팅을 할만큼 금전적으로
여유가 많지 않다.
따라서 경영지원업체를 활성화해 중소업체들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줘야
한다.
이와관련, 대부분 국가에서는 공공기관을 통한 형식적인 지원에 그치고
있다.
최근 각국에서 추진되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도 이같은 4가지 사항에 역점을
두고 추진돼야 한다.
특히 기업규모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효율성 여부와는 상관없이 자금을
지원받는 방식의 구조조정이 이뤄져서는 안된다.
기업구조 조정의 초점은 창업 장려에 맞춰져야 한다.
< 정리=박영태 기자 pyt@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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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지난해 중남미국가들의 달러라이제이션(자국통화를 버리고 미국
달러를 법정통화로 사용하는 것)을 주창,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도밍고 카발로 전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의 포브스(미 경영전문지) 기고문을
정리한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