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영국 런던 로열아카데미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센세이션" 미술전시회가 올 가을 미국 뉴욕 브루클린미술관에서 또다시 열려
세인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센세이션전에는 영국서 활동하고 있는 젊고 참신한 30대작가 42명의
작품이 선보였다.

출품작들은 한결같이 신성모독적일 뿐만아니라 충격적인 내용을 담았다.

이번 출품작들은 영국의 광고재벌이자 컬렉터인 찰스 사치의 개인소장품.

방부제를 넣은 투명 물탱크에 돼지와 소등 동물을 통째로 잘라 내장이
보이는대로 설치하거나 연쇄살인범을 소재로 한 잔인하고 과격한 작품들이
걸려있다.

또 소녀의 코와 입을 남녀의 성기로 대신한 조각작품이 등장하는가 하면
쾌쾌한 냄새가 진동하는 밀폐된 공간에서 파리들이 부패된 고기덩어리를 먹는
설치작품도 있다.

특히 영국의 권위있는 터너상 수상자이기도한 크리스 오필리의 "성모마리아"
는 마리아를 흑인으로 묘사하고 코끼리의 배설물과 포르노잡지에서 오려낸
남녀 성기사진을 콜라쥬한 문제의 작품.

가톨릭계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 센세이션전을 탐탁치않게 여긴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은 오필리의
작품이 가톨릭을 모독했다면서 브루클린미술관이 전시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지원을 취소하겠다고 압박을 가했다.

그러나 미술관은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 브루클린지방법원은 "공격적이고 신성모독적인 내용을 전시했다고 해서
미술관에 지원을 중단해서는 안된다"는 판결을 내려 미술관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아무튼 법정공방까지 치르며 매스컴의 초점을 받은 덕분에 브루클린 미술관
에는 전시 첫날 9천명의 관람객을 기록한후 연일 관람인파가 넘쳐나고 있다.

갤러리현대의 아트디렉터 박규형씨는 "이번 전시는 영국의 젊은 작가들을
세계 미술계에 부각시키고 현대미술의 초점을 영국으로 돌린 실로 센세이셔널
한 기획"라며 "예술에 있어 표현의 자유란 무한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윤기설 기자 upyk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