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과학기술의 핵심은 정보통신 바이오 신소재다"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경기도 기흥에 있는 삼성종합기술원에서는
"SAITech Fair 99"가 열렸다.

이 전시회는 과학기술의 미래가 세가지 기술을 축으로 발전해갈 것이란
사실을 보여 줬다.

이 행사는 삼성종합기술원이 민간연구소로는 처음으로 일반인들에게
과학기술이 발전 방향을 보여 주기 위해 마련했다.

행사는 전시회와 포럼으로 구성됐다.

전시회는 디지털 옵토(광학) 나노(미세기술) 바이오(생명공학) 에너지 등
5개 분야로 구성돼 핵심기술의 미래를 제시했다.

포럼에서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과학기술자들의 과학기술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손만 갖다대면 질병을 진단해 주는 DNA 칩, 주인의 얼굴을 알아보고 명령
대로 따라 하는 엔터테인먼트 로봇, 안경없이 볼 수 있는 3차원 입체영상
등은 과학기술이 가까운 미래에 인간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를
보여준 대표적인 전시물이었다.

이번 행사에 비춰진 미래 핵심기술의 발전모습을 살펴본다.

<> 바이오 =과학자들은 20세기 과학에서 물리학이 차지했던 자리를 21세기
에는 바이오가 대치할 것이라고 예견할 정도로 이 분야의 성장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유전자지도의 완성이다.

바이오 기술의 발달로 블랙박스로 인식되던 인체의 유전자지도를 2003년께
풀어낼 것으로 예측된다.

이 경우 생명현상의 비밀이 밝혀지고 이를 이용한 각종 응용기술이 발달
하게 될 것이다.

유전자 연구는 식물 보건의료 의료기기 환경분야에서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게 된다.

시장규모는 2010년 약 6백조원선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
된다.

유전자 혁명이라고 불릴 정도다.

현재 10억개의 DNA 정보를 A4 용지에 기록할 경우 여의도 63빌딩 높이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방대한 양이다.

바이오텍은 이같은 방대한 자료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정보통신과 밀접한
관련을 갖게 된다.

SAITech Fair 99에서 선보인 유전자칩은 바로 반도체기술과 생명공학기술이
접목된 대표적인 영역이다.

DNA 칩은 DNA 정보를 미세공간 위에 고밀도로 집적시켜 놓은 장치로 간단한
피검사를 통해 유전병을 진단해 준다.

<> 에너지 =미래사회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오래쓰고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 에너지원이 필요해진다.

이런 에너지원을 이용해 휴대전지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개발중인 제품은 <>수소를 이용해 충전이 필요없는 초소형 연료전지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태양전지 <>핵융합에너지 활용기술 등이다.

이들 기술이 상용화되면 휴대폰 컴퓨터 등 전기.전자제품의 성능을 획기적
으로 향상시킬 수 있고 무공해 자동차, 무공해 독립주택, 무공해 발전소
등이 가능해진다.

SAIFair 99에서 선보인 PEM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를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발생시키며 에너지 효율이 60%에 이른다.

장시간 충전해야 하는 기존 전지와는 달리 수소 또는 메탄올을 주입해 사용
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크기 2.5cm x 6cm x 6cm에 무게는 90g에 불과하다.

이 전지로 노트북을 전원없이 6시간동안 사용할수 있다.

삼성종기원은 현재 휴대폰에 적용되는 초소형 연료전지를 개발중이다.

이 연료전지는 휴대폰에 사용할 경우 40일(통화대기 기준)동안 전원을
충전할 필요가 없다.

에너지기술과 관련된 시장규모는 2005년 1백50억달러에서 2010년에는
1천억달러 이상으로 급증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이동전자기기의 발달과 에너지자원 고갈, 환경오염 문제 등으로 클린 에너지
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따른 것이다.

<> 나노 =나노기술은 재료 소자 시스템등을 나노(10억분의 1)미터 크기로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메모리의 고집적화, 정보저장기기의 초소형화, 나노입자에 의한 초소형
모듈, 탄소 나노튜브를 이용한 디스플레이 등이 나노기술이 응용되는 대표적
인 분야이다.

이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해 멀지않아 지능형 초소형 컴퓨터가 등장하고
움직이는 사무실이 실현될 것이다.

나노 기술이 앞으로 신소재 산업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분야로 주목받는
이유다.

현재 나노기술과 관련, 멤스(MEMS), 나노분자, 탄소 나노튜브, 단전자
트랜지스터(SET), 나노저장장치 등이 집중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이 기술의 파급효과는 센서 마이크로시스템 바이오 등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이 시장이 2010년 8천2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20년에는 모든 전자계에 나노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나노기술에 의한 미래의 모습으로 초소형컴퓨터, 초소형
저장장치 등의 모형이 선보였다.

<> 디지털 =정보의 저장형태를 의미하는 디지털이란 단어는 최근들어 그
개념이 확대돼 모든 전기 전자분야에 응용되는 기술을 통칭하는데 사용된다.

디지털관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제품들이 전시됐다.

3차원 그래픽 쇼핑몰, 화면을 자기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MPEG-4 기술,
음성과 얼굴을 인식해 판단하는 출입자 검증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관람객의 눈길을 끈 것은 3살짜리 어린애의 지능을 가진 방가(Banggar)
라는 이름의 로봇.

이 로봇은 주인을 알아보고 심부름 정보검색 번역 등을 도와주는 비서
역할을 한다.

현재 이 분야의 한국 기술은 선진국과 큰 차이가 없다.

2005년께 국내에서도 10세정도 어린이의 지능과 감정을 가진 로봇을 만들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김상룡 연구위원은 "앞으로 10년 이내에 부모 대신 아이들과 놀아주고
피곤한 주인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재롱을 피우는 로봇이 가정에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옵토 =광학기술은 새로운 광원의 개발과 광통신에 집중되고 있다.

새로운 광원은 초고속 광통신이나 미래형 극소형 프로젝터 및 고밀도 저장
기기를 위해서 필요하다.

예를들어 2002년께 양산되는 단파장 자색 LD(레이저 디스크)는 기존의 적색
LD에 비해 기록용량을 3배로 증가시켜 준다.

또 질화물반도체를 이용한 LD를 광원으로 사용하면 프로젝터의 크기를
팜탑 컴퓨터 수준으로 소형화하고 가격도 1백분의 1 수준으로 줄일수 있다.

질화물반도체는 또 고효율 백색광 소자 제조에 이용될 수있다.

2010년께는 기존의 형광등에 비해 효율이 2배 정도 되는 백색광 소자가
출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 조명기구의 10% 정도만 백생광 소자로 대체돼도 국내에서만도 연간 약
11조원이 절약된다.

광통신도 발달해 2010년에는 수 테라(1조) 비트 전송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2010년께의 가정에서는 고밀도 정보기록매체를 바탕으로 CD 1장에 고선명
화질을 갖는 영화 50편을 저장할수 있는 Home data storage 서버도 갖게될
것이다.

< 김태완 기자 tw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