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안에 달러당 1천1백50원까지 절상될 것이다"

미국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는 전주말 1천1백70원50전으로 마감돼 전전주말
(1천1백86원70전)에 비해 16원이상 가파르게 뛰어올랐다.

대부분 외환전문가들은 이같은 원화가치 절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가 2백억달러를 넘는 상황이고 최근들어선 외국인 자금마저
대규모로 유입되고 있어 수급 불균형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씨티은행 최정혁 차장은 "12월초까지 유입될 직접투자자금만도 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로 1천1백60원까지 오를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외환시장 수급대책이 나와 원화가치가 1천1백80원대로 내려
가더라도 기업들의 대기물량이 많기 때문에 기조를 돌려 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양두용 국제금융팀장도 <>대우사태 해결이 진전되고
있는데다 <>엔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원화가치는 점진적인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들어 달러화 공급우위 현상이 약화되겠지만
외국인 직.간접 투자의 증가로 30억달러 규모의 공급초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무디스 S&P 등 미국 신용평가회사들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올리고 있는 것도 원화절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한국의 신용등급을 올린 S&P는 조만간 다시 상향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무디스의 등급조정도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연말 원화가치가 1천1백50원으로
뛰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은행 문성진 외환딜러는 "정부가 원화가치 안정대책을 준비하고 있지만
그같은 재료들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다"며 "당분간 외국인들의 주식자금
규모가 절상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딜러들은 1백엔당 원화가치가 1천1백원대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외환당국도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의 추가 절상을 어느 정도 용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선 1백엔당 원화가치가 1천50원과 1천1백원정도에서 형성돼도 한국
수출업체의 가격경쟁력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또 적절한 정도의 원화가치 절상은 인플레를 막는 부수효과도 기대된다는
것이다.

원화가치가 올라가면 수입물가를 떨어뜨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외환당국은 "외환시장을 둘러싼 상황변화에 따라 때로는 물러
설수도 있다"며 원화가치 절상을 어느정도 용인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그는 "절상속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원화가치가 급변하는 것은 정책수단을 동원해 막아보겠다는 의미로 풀이
된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