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페인트업계는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시장규모가 15~20% 줄었기 때문.

상당수 페인트업체들이 도산하거나 부도 직전까지 내몰렸다.

경기도 반월공단에 있는 삼성화학페인트(대표 오주언)는 오히려 매출규모가
10% 가량 늘었다.

올해에는 지난해(3백60억원)보다 25%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화학페인트는 현재 국내 플라스틱용 도료 및 잉크 시장의 60%를 점유
하고 있다.

독일 등 외국 회사가 60%를 점하고 있는 피혁용 도료시장에서도 15%를
차지, 한국 업체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지난 90년부턴 중국 동남아 등에 천연피혁 및 플라스틱용 도료를 수출하고
있다.

이동통신단말기용 도료시장의 3분의 2도 책임지고 있다.

최근 이동통신단말기 수출이 폭증하면서 이 회사의 성장세는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 회사가 승승장구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 73년 설립 이래 한우물만 파고 있다.

연구개발(R&D)에도 매년 매출액의 평균 4.3%를 쏟아붓는다.

특히 첨단 분야에 대해서는 다른 회사보다 한발 빨리 그리고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일례로 액정표시장치(LCD) 반도체 광케이블 등에 사용되는 자외선경화형
도료의 경우 이미 91년에 초기 제품을 선보였다.

최근엔 미국(GE플라스틱스)과 일본이 양분하고 있는 광학용 코팅제를 개발,
독일 시장에 수출하는 개가를 올렸다.

또 일본 굴지의 오리진페인트가 기술도입 의사를 밝혀와 도료기술의
선진국인 일본에도 기술수출의 길을 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36억여원을 기술연구센터를 준공, 세계적인 특수도료
업체들과 경쟁을 선언했다.

연구원도 전체 종업원의 30%에 육박하는 65명으로 증원했다.

이 가운데 미국 코넬대 재료공학석사인 오정현 연구소장을 비롯, 24명이
석사급 이상의 고급인력이다.

연구소엔 반도체용 정밀도료 등을 실험할 수 있는 클린룸과 첨단 합성설비
도 갖추었다.

이곳에선 평판디스플레이(FPD) 광소자 광학렌즈 등 첨단 산업용 도료와
합성수지제품을 개발한다.

우선 산자부로부터 10억원을 지원받은 광소재용 자외선 접착제를 내년께
상품화할 예정이다.

(0345)490-4200

< 정한영 기자 ch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