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수액을 마신 문인들의 '주' 이야기 .. '술'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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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들의 술에 얽힌 얘기를 모은 책 "술"(보성출판사)이 나왔다.
작가에게 술은 단순한 화학성분이 아니라 영혼의 수액같은 것.
그만큼 추억도 많고 사연도 갖가지다.
소설가 이외수씨는 어느해 겨울의 천사 얘기를 들려준다.
궁색하기 짝이 없던 시절 화이트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자리에서 술값을
대신 내주며 밤늦도록 문학을 논하던 여자.
한정없이 내리던 함박눈처럼 안타까운 마음을 달래준 "천사의 화신"이었다는
것이다.
작고 시인 조지훈씨의 "주도 18계단"도 재미있다.
그중 4계단인 "은주"는 마실 줄 알고 취할 줄도 알지만 돈이 아쉬워 혼자
숨어 마시는 사람을 말한다.
"석주"는 술과 인정을 아끼는 사람.
마지막 계단인 "폐주"는 열반주를 마시고 술로 인해 세상을 떠난 사람을
일컫는다.
시인 신경림씨는 꼭 노래를 불러야 마감되는 염무웅 이호철 조태일씨 등과의
술판 얘기, 소설가 이문구씨는 스스로를 경계하기 위해 술잔 수를
세어가면서도 빈 속에 정종 1백20잔을 받아 마신 일을 회고했다.
시인 김여정씨는 황금찬 어효선 유주현 김구용씨와의 술 추억을 떠올리며
자작시 "술마시는 여자"를 소개했다.
"여자가 독한 술을 마신다/여자가 시퍼런 바다를 마신다/여자가 섬을 마신다
/여자가 남자를 마신다..."(중략)
술을 못마시던 피천득씨의 글에는 "단지 그 빛깔만 보느라고 포도주를
시켰다"는 대목이 나온다.
< 고두현 기자 kd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5일자 ).
작가에게 술은 단순한 화학성분이 아니라 영혼의 수액같은 것.
그만큼 추억도 많고 사연도 갖가지다.
소설가 이외수씨는 어느해 겨울의 천사 얘기를 들려준다.
궁색하기 짝이 없던 시절 화이트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자리에서 술값을
대신 내주며 밤늦도록 문학을 논하던 여자.
한정없이 내리던 함박눈처럼 안타까운 마음을 달래준 "천사의 화신"이었다는
것이다.
작고 시인 조지훈씨의 "주도 18계단"도 재미있다.
그중 4계단인 "은주"는 마실 줄 알고 취할 줄도 알지만 돈이 아쉬워 혼자
숨어 마시는 사람을 말한다.
"석주"는 술과 인정을 아끼는 사람.
마지막 계단인 "폐주"는 열반주를 마시고 술로 인해 세상을 떠난 사람을
일컫는다.
시인 신경림씨는 꼭 노래를 불러야 마감되는 염무웅 이호철 조태일씨 등과의
술판 얘기, 소설가 이문구씨는 스스로를 경계하기 위해 술잔 수를
세어가면서도 빈 속에 정종 1백20잔을 받아 마신 일을 회고했다.
시인 김여정씨는 황금찬 어효선 유주현 김구용씨와의 술 추억을 떠올리며
자작시 "술마시는 여자"를 소개했다.
"여자가 독한 술을 마신다/여자가 시퍼런 바다를 마신다/여자가 섬을 마신다
/여자가 남자를 마신다..."(중략)
술을 못마시던 피천득씨의 글에는 "단지 그 빛깔만 보느라고 포도주를
시켰다"는 대목이 나온다.
< 고두현 기자 kd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