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세계 무역구도와 경제에 큰 영향을 준다.

세계 교역무대에 "또 하나의 핵"이 등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현재 선진국 중심의 세계무역체제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하다.

그중에서도 미국의 입김은 상당히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개도국의 대표주자로 정치.경제적으로 미국의 독주에 제동을 걸
만한 힘과 능력을 갖고 있다.

경제규모나 시장의 잠재력으로 볼때 국제교역 무대에서 미국을 견제할 만한
개도국은 중국밖에 없다.

이에따라 선진권중 미국과 대등한 게임을 벌이고 있는 유럽연합(EU)에
버금가는 위상을 가질 것으로 관측된다.

더욱이 미국에 대한 견제와 세계무역체제의 영향력면에서 중국은 일본보다
더 강해질 수도 있다.

지금은 일본경제가 모든 면에서 중국을 능가하고 있지만 멀지않아 중국이
아시아최대 경제국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장잠재력이 가장 크다는 점에서 중국은 미국 등 다른 교역
파트너들에게 커다란 압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으로서는 거대한 중국시장을 얻는 대신 버거운 무역협상 파트너를
갖게 되는 것이다.

다른 WTO 회원국들도 마찬가지다.

결국 중국의 WTO 가입은 세계무역구도를 기존의 선진권중심에서 선진권대
개도권의 대등관계로 몰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은 눈앞에 닥쳐온 WTO 뉴라운드에서 개도권의 입장과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또 주요 국제무역이슈를 다루기 위해 수시로 열리고 있는 "4자 무역회담
(미국 EU 일본 캐나다)"이 중국이 포함되는 "5자 무역회담" 또는 캐나다
대신 중국이 참여하는 4자 무역회담으로 바뀔 여지도 있다.

WTO 가입으로 중국은 세계경제의 재야신분에서 제도권 인사가 되는 셈이다.

따라서 세계경제의 규모 확대가 촉진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제도권내 기존의 1백34개국 WTO 회원국과 중국간의 상호 교역 활성화는
세계경제성장의 촉매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경제와 다른 국가들이 더불어 성장하면서 세게경제발전의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이 때문에 국제경제기구들이 내년에 세계경제 성장률을 전망할때 "중국의
WTO 가입 덕에 세계경제 성장률이 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주석을 달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이정훈 기자 leeho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