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이 활황세로 돌아선 것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다.

15일엔 오전 한때 1,000포인트를 돌파하면서 멀지않아 연중최고치(7월9일
1,027.93)를 경신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대우사태로 800선까지 무너졌던 것이 바로 지난달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6조, 7조원이 넘는 거래대금을 수반하는 최근의 주가상승세는 일면 놀라운
일이라고 하겠다.

이같은 증시활황은 시중 유동자금이 풍부하고 11월 대란설로 지칭되던
대우채권 대량환매 우려가 해소된 점, 미국을 비롯한 해외증시들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등의 복합적인 호재들이 일시에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장기업의 경영실적이 크게 호전돼 올해 매출액 증가율이 약 9%선,
순이익은 12조7천억원대의 사상최고 수준(98년은 적자)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주가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본다.

어떻든 증권시장의 활황이 기업 구조조정이 막바지에 이른 지금의 우리
경제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갖는다는 사실은 두번 강조할 필요가 없는
일이다.

특히 부채비율을 연말까지 2백%로 낮추어야 하는 기업들에는 더할 나위가
없는 증자 여건이 갖추어지고 있는 셈이고 정부로서도 보유주식 매각을 통한
재정적자 감축과 민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종합주가지수가 급등하고 있는데도 의외로 돈을 벌었다는 투자자는
드물고 증시활황의 효과가 전체 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매우 복합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주가급등을 마냥 환영할 수 만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외국인 자금이 밀물처럼 유입되면서 외환시장의 안정이 위협받고
이것이 거시경제 여건을 악화시키는등 역효과도 우려돼 이에 대해서는
상당한 대비책이 요망된다.

또 단기간의 급격한 주가상승은 그것 자체로 나중에는 주가하락의 원인으
로도 작용하기 때문에 상장기업 입장에서는 2,3년 후도 내다보는 매우
신중한 재무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정부로서도 "때는 이때"라는 식으로 보유주식을 내다팔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증권시장의 "지속가능한 활황"을 유도할 수 있는 보다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다.

우려되는 것은 개인투자자들의 투자패턴이다.

증권거래소에서 수익을 올리지 못한 투자자들이 최근에는 대거 코스닥시장으
로 몰려들면서 관련 주가도 폭등하고 있지만 이같이 동분서주하는 투자행태로
는 수익을 올리기 어려울 것이다.

하루하루의 주가추이보다는 실적이 수반되는 우량주를 골라 충분한 시간을
두고 투자하는 현명한 자세가 요망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