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 가입 확정으로 최대시장인 대미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이 중국에 최혜국 대우를 인정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저가 중국산
상품이 한국산이 차지하고 있는 미국시장을 크게 잠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한국제품이 미국시장서 완전 퇴출당하는 상황도 우려되고 있다.

이에따라 품질과 부가가치를 높인 고가제품으로의 수출 구조 전환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6일 무역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WTO 가입으로 미국 시장내에서
한.중 시장점유율 격차는 3배 이상으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수입제품 시장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95년 6.1%에서
갈수록 높아져 지난해 7.8%에 이르렀으며 올해는 8.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산 제품 점유율은 95년 3.3%에서 지난해 2.7%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2.9%로 다소 높아질 전망이다.

이처럼 미국내에서 한.중간 점유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싼 인건비를
바탕으로 중국산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특히 경공업 제품은 물론 전기전자 일반기계 철강제품 등 한국의 주력상품
인 중화학제품도 중국산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같은 현상은 중국의
WTO 가입 이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협회 조사 결과 우리 주력상품인 전기전자 일반기계 철강제품의 경우
지난 94년까지는 미국시장에서 중국산보다 잘 팔렸으나 98년말 현재 모두
중국에 추월당했다.

광학 정밀기계 유기화학 등도 중국산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품목별로는 의류의 경우 한국산 점유율(98년 기준)은 중국의 절반에 불과
하며 신발.완구 플라스틱류는 아예 중국산에 시장을 전부 뺏긴 상태나 다름
없다.

전기전자는 전동기 발전기 변압기 건전지 축전지 등 범용제품 분야에서
중국산이 석권하고 있으며 한국은 컬러TV 모니터 반도체 무선전화기 등 극히
일부 품목에서만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일반기계도 중국산 펌프류 베어링 중량측정기기 등이 시장을 장악한 상태며
철강제품은 한국이 파이프라인에서만 우위를 보일뿐 철구조물 철도레일 체인
볼트너트 주방용품 주물제품 등 거의 전 제품에서 중국산 점유율이 높은
상태다.

미국이 한국의 전체 수출중 차지하는 비중은 17.2% 수준이다.

대미 수출은 올들어 지난달 20일까지 작년 같은기간보다 24.9% 늘어난
2백21억달러에 달했다.

22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내 IMF 위기극복에 큰 역할을 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유진석 수석연구원은 "미국시장에서 한국과 중국간 수출
경합 관계가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이는 경쟁력 저하로 한국산이 미국시장
에서 점차 퇴출당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품질을 고급화하고 부가가치를
높인 제품 수출을 늘리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이심기 기자 sg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