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부터 MBC와 KBS가 새로 월화극 대결에 들어간다.

성격이 판이한 사극과 현대물이 맞붙는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MBC는 "국희"에 뒤이어 창사특집 특별기획 드라마인 40부작 "허준"(극본
최완규.연출 이병훈, 이정표)을 내세웠다.

조선시대 천첩의 자식으로 태어나 당대 최고의 명의로 올라선 허준의 일생을
그린 성공스토리다.

이은성 원작 "소설 동의보감"을 큰 기둥으로 삼고 "조선왕조실록"을 참조한
작가적 상상력으로 살을 붙였다.

허준이 의술을 접하면서부터 임진왜란까지를 다루었던 원작에다 선조 25년
부터 광해군 7년까지의 22년을 추가했다.

허준이 바라본 정치적 사건과 비사, 궁중의 여의 이야기가 더해져 흥미를
더한다.

허준 이야기는 이미 일일극 "집념"(76년)과 미니시리즈 "동의보감"(91년)
에서 다루어졌다.

이번 3대 허준역은 강렬한 눈빛연기가 인상적인 전광렬이, 허준과 비극적인
사랑을 나누는 예지역은 단아하면서도 신비로운 이미지의 황수정이 맡았다.

이순재는 91년에 이어 또다시 스승 유의태를 연기한다.

제작진은 상세하고 근거있는 의학정보를 소개하는 "정보 드라마"도
표방했다.

이를 위해 안효원 단장(대한 한의사협회 홍보실장) 등 한의사 4명을
자문위원단으로 구성했다.

기획을 맡은 이병훈 PD는 "30대 젊은 제작진을 기용해 현대적 감각을
접목시킨 사극을 선보이겠다"며 "현대물 못지 않는 스피드와 압축미를 살려
사극이 안고 있는 지루함과 밋밋함을 과감히 덜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KBS는 "마법의 성"(극본 구현숙.연출 김명욱, 이진서)이라는 동화스런
제목의 미니시리즈를 들고 나왔다.

"바닥부터 이뤄가는 꿈과 사랑"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밑바닥
인생들이 각고의 노력끝에 꿈을 일구어 가는 과정을 그렸다.

무대는 철거를 앞둔 서울 변두리 허름한 장미연립.

주인공은 장미연립 302호에 살고 있으며 맑고 착한 심성을 지닌 백화점
방송국 직원 연희(이나영분)다.

드라마는 연희가 301호에 사는 순진한 파출소 순경 풍진(유준상분)과
열정적인 백화점 기획실장 민서(황인성분) 사이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애틋한 청춘 멜러에 질박한 서민이야기를 얹은 이원적 구조로 이뤄졌다.

이진서 PD는 "20세기 진정한 마법은 삶속의 감동과 웃음, 그리고 따뜻한
인간애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김혜수 기자 dearso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