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학년도 대학입학 수학능력 시험은 언어영역이 다소 어려웠던 반면
수리탐구영역이 쉽게 출제돼 올 대학입시는 언어영역에 약하고 수학에 강한
남학생과 재수생들에게 크게 불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수능시험이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되고 학생부의 성적차이도 크지 않아 올해
입시에서는 논술과 면접에서의 작은 점수차이가 합격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17일 수능출제위원장인 안희수 서울대교수는 "성적 상위 50%의 수리탐구I
영역 평균성적이 지난해에 비해 4~5점 올라 전체 평균 점수가 평균 8~10점
가량 상승할 것"이라며 "지난해 1명 뿐이었던 만점자도 여러명 나올 것"
이라고 예상했다.

종로학원 등 사설입시학원들도 "언어영역에서 교과서 밖의 지문이 많이
나오는 등 까다로왔지만 수리탐구 분야가 쉽게 출제돼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높은 점수층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올 수능에서는 수학이 상당히 쉽게 출제됨에 따라 인문계 고득점자들
이 자연계 인기학과에 교차지원하는 현상이 많아져 이번 입시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이와함게 언어영역에 강하고 수학에 약한 여학생들의 점수가 예년보다
높아져 남녀공학 대학의 여학생 선호학과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의 김용근 평가실장은 "3백20~3백60점 대의 중상위 계층 인문계
수험생과 고득점 재수생의 지원 향배에 따라 금년 대입판도가 달라질 것"
이라고 분석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또 "문제가 쉬울수록 변별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같이 시험이 쉬우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있는 특수목적고와
외국어고 일부 비평준화교의 수험생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고득점자들의 점수차가 촘촘해질 것으로 보여 일선 학교에서는
진학지도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진학지도 담당 교사는 "수능성적이 대부분 높게 나올 경우 특차지원
에서부터 경쟁률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김광현 기자 kk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