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립스 국장 약력 ]

<> 미 볼티모어 출생(56세)
<> 메릴랜드대(경제학) 및 동대학원(농업경제학) 졸업
<> 미 농무부 근무
<> 유럽 경제공동체 파견 농무관
<> 미 해외농업청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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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번 뉴라운드 협상에서 반덤핑 문제를 다시 거론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이미 지난번 우루과이 협상에서 일단락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오는 30일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담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도널드 필립스 미 무역대표부(USTR) 아시아 및 아.태 경제협력체
(APEC) 담당 국장은 이번 협상에서 반덤핑 문제를 의제로 다루지 않겠다는
미국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밝혔다.

현재 있는 규정만으로도 반덤핑 문제를 충분히 다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이번 방한은 뉴라운드 협상에 임하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한국에
설명하고 한국측 입장을 정리, 미국 정부에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국회농림해양수산위 외교통상부 산업자원부 관계자들을 만나 광범위한
토론을 벌였다.

"WTO 반덤핑 관련 규정은 이제 실행 초기여서 재협상을 하는 것은 시기상조
입니다. 또 많은 개도국은 아직 이 문제를 재협상할 준비도 안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는 이어 한국 철강업계는 미국 업계의 반덤핑 제소 와중에도 꾸준히
대미 수출을 늘려 왔다고 밝혔다.

특히 아시아지역의 수요가 줄어들자 한국의 대미 철강수출은 지난해 1백%
가까이 늘어났다며 이는 미국 시장이 그만큼 개방돼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필립스 국장은 시애틀 각료회의를 앞두고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협상의제의 범위와 관련, 미국이 농업과 서비스 부문으로 의제를 국한시키려
한다는 것은 오해이며 좀 더 다양한 분야에 걸친 논의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번 회의에서 전자상거래의 무관세화, 정부조달 분야의 투명성
제고 등도 논의할 계획이며 WTO 조직개편에 대해서도 폭 넓은 의견을 제시할
생각"이라는 것이다.

그는 "다만 이번 각료회의에서는 뉴라운드 협상이 제대로 시작될 수 있도록
기본적인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따라서 의제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필립스 국장은 특히 "3년 이내에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의제를
가능한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농업분야 시장개방 문제와 관련, "WTO 체제 내에서도 공식적으로
허용된 보조정책(Green Box) 처럼 정부가 농산물 가격이나 생산 규모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국내 농업을 지원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같은 보조를 잘 활용하면 WTO 규정을 지키면서 국내 농업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필립스 국장은 "다만 시장을 왜곡시키고 무역자유화를 저해하는 정도의
정부보조는 곤란하다"며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이같은 형태의 각국 농업
보조금 삭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식량안보론 등 농산물의 다기능성만을 강조하며 시장개방에 반대하는
입장에는 단호하게 대처한다는게 미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 김선태 기자 orc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