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특구 '동대문사람들'] (9) 'n세대와 해방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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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크 짱!", "현욱빠 넘 조아여".
패션쇼핑몰 두산타워의 홈페이지에 개설된 두타댄스족 사이트에는 말뜻을
제대로 이해하기도 어려운 이같은 제목의 전자메일이 하루에도 수십통씩
날아든다.
메일을 띄운 사람들은 대다수가 13~18세까지의 중고여학생.
"너무"가 아닌 "넘", "오빠"가 아닌 "빠"처럼 축약형의 통신 언어를
고집하는 이른바 골벵이(@)세대들이다.
이들이 "넘" 좋다고 환호하는 대상은 주로 두산타워 야외무대에서 춤을 추는
아마추어 댄스팀.
동대문에는 펑크, 랩퍼스, 마스코트, 아웃사이더 등 수십개에 달하는 댄스팀
이 활약하고 있으며 이들은 사이버공간에서 10대들의 우상으로 군림하고
있다.
동대문시장의 인기는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식지 않는다.
16일 오후 6시 프레야타운 지하 1층에 있는 콜라텍 "밀레니엄 특급".
"와"라는 제목의 최신 테크노음악이 귓청을 때리고 있다.
커다란 화면 앞에 설치된 넓찍한 무대에서는 어림잡아 1백명정도 되는
교복차림의 중고생들이 신나게 몸을 흔들고 있다.
책가방을 맨채로 춤을 추는 학생도 눈에 띈다.
술 담배는 절대 팔지 않고 오직 콜라만을 취급한다는 콜라텍은 골뱅이세대들
이 가장 즐겨 찾는 10대만의 해방구이기도 하다.
같은날 오후 4시께 밀리오레 상가 앞에서 만난 전진희(15), 구서은(15),
신보영(15)양은 한달에 두번 이상 동대문을 찾는 골뱅이세대들이다.
"백화점에선 옷 안사요. 비싸잖아요. 여기오면 옷도 싸고 재미있는 공연도
많아요"
이들이 동대문을 찾을 때 주머니 속에 넣어 가지고 오는 현금은 대략 2만원
선.
2만원이면 티셔츠 2장 또는 바지 한벌, 심지어는 점퍼 한벌도 살수 있다는게
이들의 동대문 예찬이유중 하나다.
특히 소풍전날, 명절, 시험 끝나는 날이면 이들에게 동대문순례는 거의
"필수코스"나 마찬가지다.
교복차림에 동대문을 찾은 10대들의 한쪽 손에는 대형쇼핑몰 로고가 박힌
비닐쇼핑백을 어김없이 볼 수 있다.
쇼핑백 안에 들어있는 물건은 낡은 실내화.
"요즘은 이게 학교에서 대유행이에요. 실내화 가방 대신 두산타워, 밀리오레
이름이 써있는 쇼핑백에 실내화를 넣고 다니죠"
동대문 쇼핑백이 10대들에게는 "나도 동대문시장에서 쇼핑한 적이 있음"을
알리는 일종의 "자랑거리"인 셈이다.
10대들의 쇼핑시간은 밤낮이 따로 없다.
자정이 가까워 오는 시각에도 동대문은 삼삼오오 짝을 이룬 10대들로
어디서나 북적댄다.
하지만 동대문이 10대들의 해방구로 자리잡으면서 문제점도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가출 청소년들의 동대문으로 대거 몰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형쇼핑몰 주변에는 새벽 시간대에도 귀가하지 않고 거리를
배회하는 청소년들을 쉽게 볼수 있다.
A쇼핑몰 안내방송 담당자 이선영(가명,23)씨는 "하루에도 가출학생을
찾아달라는 학무모들의 방송문의가 서너차례씩 접수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동대문 쇼핑몰들이 새벽 5시까지 영업한다는 사실을 이용해
이곳에서 밤을 새우는 학생들도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다수의 건전한 10대들에게 동대문은 여전히 적은 돈으로 사고,
먹고, 즐길수 있는 그들만의 천국이다.
동대문 역시 이같은 10대들의 바잉파워를 발판으로 1년전만 해도 죽어 있던
상권을 알짜상권으로 부활시키고 있는 중이다.
두산타워의 신동규 과장은 "강남상권의 주고객이 40~50대 부유층 주부들
이라면 동대문상권을 움직이는 것은 10대 소비자"라고 잘라 말했다.
또 "실제로 캐주얼과 잡화 매장의 경우 한달 매출의 절반 이상은 10대들이
올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대문의 핵심 소비리더인 골뱅이세대.
그들이 활보하는 동대문의 밤은 푸르고 젊다.
< 최철규 기자 gra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8일자 ).
패션쇼핑몰 두산타워의 홈페이지에 개설된 두타댄스족 사이트에는 말뜻을
제대로 이해하기도 어려운 이같은 제목의 전자메일이 하루에도 수십통씩
날아든다.
메일을 띄운 사람들은 대다수가 13~18세까지의 중고여학생.
"너무"가 아닌 "넘", "오빠"가 아닌 "빠"처럼 축약형의 통신 언어를
고집하는 이른바 골벵이(@)세대들이다.
이들이 "넘" 좋다고 환호하는 대상은 주로 두산타워 야외무대에서 춤을 추는
아마추어 댄스팀.
동대문에는 펑크, 랩퍼스, 마스코트, 아웃사이더 등 수십개에 달하는 댄스팀
이 활약하고 있으며 이들은 사이버공간에서 10대들의 우상으로 군림하고
있다.
동대문시장의 인기는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식지 않는다.
16일 오후 6시 프레야타운 지하 1층에 있는 콜라텍 "밀레니엄 특급".
"와"라는 제목의 최신 테크노음악이 귓청을 때리고 있다.
커다란 화면 앞에 설치된 넓찍한 무대에서는 어림잡아 1백명정도 되는
교복차림의 중고생들이 신나게 몸을 흔들고 있다.
책가방을 맨채로 춤을 추는 학생도 눈에 띈다.
술 담배는 절대 팔지 않고 오직 콜라만을 취급한다는 콜라텍은 골뱅이세대들
이 가장 즐겨 찾는 10대만의 해방구이기도 하다.
같은날 오후 4시께 밀리오레 상가 앞에서 만난 전진희(15), 구서은(15),
신보영(15)양은 한달에 두번 이상 동대문을 찾는 골뱅이세대들이다.
"백화점에선 옷 안사요. 비싸잖아요. 여기오면 옷도 싸고 재미있는 공연도
많아요"
이들이 동대문을 찾을 때 주머니 속에 넣어 가지고 오는 현금은 대략 2만원
선.
2만원이면 티셔츠 2장 또는 바지 한벌, 심지어는 점퍼 한벌도 살수 있다는게
이들의 동대문 예찬이유중 하나다.
특히 소풍전날, 명절, 시험 끝나는 날이면 이들에게 동대문순례는 거의
"필수코스"나 마찬가지다.
교복차림에 동대문을 찾은 10대들의 한쪽 손에는 대형쇼핑몰 로고가 박힌
비닐쇼핑백을 어김없이 볼 수 있다.
쇼핑백 안에 들어있는 물건은 낡은 실내화.
"요즘은 이게 학교에서 대유행이에요. 실내화 가방 대신 두산타워, 밀리오레
이름이 써있는 쇼핑백에 실내화를 넣고 다니죠"
동대문 쇼핑백이 10대들에게는 "나도 동대문시장에서 쇼핑한 적이 있음"을
알리는 일종의 "자랑거리"인 셈이다.
10대들의 쇼핑시간은 밤낮이 따로 없다.
자정이 가까워 오는 시각에도 동대문은 삼삼오오 짝을 이룬 10대들로
어디서나 북적댄다.
하지만 동대문이 10대들의 해방구로 자리잡으면서 문제점도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가출 청소년들의 동대문으로 대거 몰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형쇼핑몰 주변에는 새벽 시간대에도 귀가하지 않고 거리를
배회하는 청소년들을 쉽게 볼수 있다.
A쇼핑몰 안내방송 담당자 이선영(가명,23)씨는 "하루에도 가출학생을
찾아달라는 학무모들의 방송문의가 서너차례씩 접수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동대문 쇼핑몰들이 새벽 5시까지 영업한다는 사실을 이용해
이곳에서 밤을 새우는 학생들도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다수의 건전한 10대들에게 동대문은 여전히 적은 돈으로 사고,
먹고, 즐길수 있는 그들만의 천국이다.
동대문 역시 이같은 10대들의 바잉파워를 발판으로 1년전만 해도 죽어 있던
상권을 알짜상권으로 부활시키고 있는 중이다.
두산타워의 신동규 과장은 "강남상권의 주고객이 40~50대 부유층 주부들
이라면 동대문상권을 움직이는 것은 10대 소비자"라고 잘라 말했다.
또 "실제로 캐주얼과 잡화 매장의 경우 한달 매출의 절반 이상은 10대들이
올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대문의 핵심 소비리더인 골뱅이세대.
그들이 활보하는 동대문의 밤은 푸르고 젊다.
< 최철규 기자 gra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