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은 시작전부터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소떼몰이 방북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성사 등으로 전국민적인 관심사였다.

1년만에 14만명의 관광객을 실어나른 금강산 관광은 분단 50여년만에 실현된
첫 대규모 남북 민간교류로 실향민들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국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 6월 민영미씨 억류사건 등 난항을 겪기도 했고 이 과정에서
현대가 북한에 너무 끌려다닌다는 비난과 함께 정부와 현대가 불충분한
준비속에 사업을 강행했다는 질책을 받기도 했다.

금강산 관광은 무엇보다 현 정부가 내세운 햇볕정책의 옥동자로 여겨진다.

금강산 관광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은 "금강산 관광이
남북간 긴장완화는 물론 미국의 대북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며
"정부의 정경분리정책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말했다.

숱한 우여곡절 속에서도 1년간 이 사업이 이어진 것 자체가 남북관계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통일에 초석이 될 것이라는데는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와 북한대학원이 금강산 관광사업 시작 1주년을 맞아
실시한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1천9백96명중 62.8%가 남북교류에 "기여했다"고 답했다.

"기여하지 않았다"는 19.7%에 불과했다는 것.

또 금강산 관광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71.9%가 "기여했다"고 평가해
관광 자체가 국민의식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됐다.

북측의 변화도 감지된다.

경제적 과실은 챙기겠지만 자본주의 황색바람의 유입은 막겠다며 북한이
"모기장"식 개방을 고수하고 있지만 금강산 사업 확대와 더불어 서해안공단
사업 등이 본격화되면 변화의 바람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남북경협에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게 재계 평가다.

현대의 2천만평 규모 서해안공단 사업이 성사단계에 있는데다 삼성 LG 등
대부분 기업들이 그동안 중단했던 남북경협사업에 적극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김윤규 사장은 "남북 모두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남북경협사업은
계속될 것이며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이라고 강조
했다.

< 김정호 기자 jhkim@ked.co.kr >

[ 현대 주요 경제협력사업 ]

<> 공단개발 = 완공시 총 예상입주 업체수 8백50개.
연간 수출효과 2백억달러

<> 남북 공동 영농 = 북한 고성군에 총 1만8천여평 비닐하우스 설치,
88만달러 투자

<> 컴퓨터 조립라인 수출 = 연간 2만대, 총 1백55만달러 규모

<> 기타 = 통신사업 협의 예정. 북한에 유무성 통신망 설치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