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존재의 의미는 있다.

남들이 우러를 정도로 대단한 게 아니거나 아예 깨닫지 못하고 지나칠
뿐이다.

이런 이야기를 담은 영화엔 몸이나 정신이 성치 않은 인물이 곧잘 등장한다.

"사이먼 버치"(Simon Birch)의 주인공 사이먼 버치(이안 마이클 스미스)
역시 비정상이다.

키가 1m도 안되는 12살짜리 꼬마 사이먼.

그는 부모의 무관심과 마을사람들의 손가락질에도 꿈쩍 않는다.

겉보기에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을지 모르지만 무엇인가 주어진 역할이 있을
것이란 믿음이 굳기 때문이다.

영화는 그런 사이먼에 대한 미혼모 레베카(애슐리 쥬드)의 각별한 사랑과
아버지를 알아내려는 그녀의 아들 조(조셉 마젤로)가 보여주는 우정을 곁들여
이야기 보따리를 푼다.

에피소드마다 위트와 유머가 넘친다.

마을의 아이들이 벌이는 야구시합, 교회의 크리스마스 연극 장면에 녹여낸
웃음엔 동화적 색채가 그득하다.

아이들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우스꽝스런 모습은 영화의 재미를 돋우기 위한
양념으로 어울린다.

그렇다고 마냥 가벼운 것만은 아니다.

우정과 사랑, 믿음에 대한 가치도 병렬한다.

성치 않은 이들에 대한 사람들의 비뚤어진 태도에도 따끔한 일격을 가한다.

감동을 끌어내기 위한 작위적 설정도 눈에 띄지만 가족영화로는 손색없다.

존 어빙의 소설 "오웬 미니를 위한 기도"가 원작이다.

시나리오작가인 마크 스티븐 존스가 메가폰을 잡았다.

< 김재일 기자 kji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