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가 오는 30일 미국 시애틀에서 개최할 WTO각료회의
선언문 작성작업이 농산물 수출입국가간의 이견으로 사실상 실패했다.

또 주요국 대사급 비공식회의도 중단돼 농산물개방을 둘러싼 상반된
주장이 그대로 각료회의로 넘겨지게 됐다.

19일 농림부에 따르면 마이크 무어 WTO사무총장은 이날 오전(한국시간)
스위스 제네바 WTO본부에서 김성훈 농림부 장관과 만나 "농산물 수출입국간의
견해차가 워낙 커 각국 합의로 선언문을 작성하기 어려워졌다"면서 "양측의
상반된 주장을 선언문에 함께 수용해 각료회의로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WTO의 이같은 결정으로 농산물 수입국들이 주장해온 농업의
다원적 기능 등 비교역적 관심사항이 반영돼 우리측의 협상여건이 다소
유리해 졌다"고 설명했다.

무어 총장은 또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후 각국의 이행실적과 이해득실에
대한 평가를 선행한 뒤 뉴라운드가 진행돼야 한다는 김 장관의 주장에
동의하면서 "프랑크 볼터 농업국장에게 각국의 이행실적 등에 대한 평가
작업을 벌이도록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무어 총장은 비정부기구(NGO)의 참여를 확대하는 등 뉴라운드의 투명성
보장방안에 대해서는 "WTO협상은 기본적으로 정부간 협상"이라며 "민주사회
에서는 의회나 정부를 통해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는
만큼 NGO도 우선 이를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강창동 기자 cdk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