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해외 직접투자에 너무 비싼 댓가를 지불해 앞으로 국제화 전략을
세울때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상의 주최로 19일 열린 "IMF사태 이후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영전략"
이란 세미나에서 삼성경제연구소 윤종언 이사는 대기업들의 선진국 직접투자
를 단순한 "학습과정"으로 이해하기엔 "수업료"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윤 이사는 대기업이 해외 직접투자에서 과다한 수업료를 지불한 대표적
사례로 90년대 중반 국내 전자 3사의 미국 대형 전자기업 인수를 꼽았다.

그는 "지난 93년 현대전자가 미국의 맥스터사를, 95년 LG전자가 제니스사를,
삼성전자가 AST사를 각각 인수한 뒤 엄청난 자금과 노력을 투입했다"며
"그러나 경영정상화를 이루는 데 실패해 본사가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윤 이사는 이들의 실패는 부실기업을 인수한데다 대형 해외투자에 걸맞는
사전조사나 미국식 경영관행에 대한 이해가 적었고 경영권 확보를 위해
무리하게 추가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윤 이사는 비슷한 실패가 재발되지 않으려면 선진기업의 경영방식과
기업문화에 대한 이해가 선결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신기술 확보차원에서 이뤄지는 해외투자는 브랜드 유통채널 자금 등
기술이외의 분야에서 현지기업보다 월등한 우위를 차지하는 부문이 있어야
성공한다고 덧붙였다.

< 박기호 기자 khpark@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