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가 이달말 개봉하는 한국영화 "삼양동 정육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남녀 다섯명의 복잡한 애정관계를 그린 이 영화에 보험설계사로 등장하는
한 여성이 성관계를 미끼로 보험계약을 유치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이 영화가 33만여명에 달하는 보험설계사들
의 이미지를 훼손시킬 것이라며 분노하면서도 마땅한 대책이 없어 전전긍긍해
하고 있다.

두 협회는 영화사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었다.

설계사가 압도적으로 많은 생보협회가 적극적이었다.

18일 생보사 홍보담당자들이 이 문제로 만난데 이어 사장들도 19일 모임
에서 대응책을 논의했다.

그러나 강경대응할 경우 오히려 이 영화를 널리 알리는 효과만을 거둘수
있다며 대응을 자제키로 했다.

대신 영화 도입부에 "영화 내용이 특정 직업을 비하한 것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넣도록 영화사에 요구했다.

영화사측은 아직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가 아닌 만큼 이슈화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 영화는 파격적인 성행위 장면을 담은 "노랑머리" 제작사인 Y2시네마가
두번째로 만든 영화.

신상옥 감독의 아들인 신정균 감독의 데뷔작이다.

< 김수언 기자 soo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0일자 ).